월급 오르면 금리 내려 준다더니…"이 대출은 금리인하 안돼요"
우리·국민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이 대출 상품에 제한적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을 받은 사람이 해당 은행의 거래실적이 늘어났거나, 승진 등으로 월급이 오르는 등 신용상태에 변동이 있을 때 대출금리를 인하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감독당국은 2012년 7월부터 가계 신용대출을 받은 이들 중 월급이 오르거나 자산이 늘어난 사람의 경우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월급 오르면 금리 내려 준다더니…"이 대출은 금리인하 안돼요"
이후 신용대출에 금리인하요구권이 활성화 되기 시작했지만 우리·국민은행 등은 일부 상품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들이 금리인하요구권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CSS(개인신용평가 시스템)다. CSS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상품일 경우 금리인하가 가능하다.

반면 같은 신용대출이라도 변호사·의사 등 전문직종, 교사와 군인·공무원 등 소득이 안정적인 직군이나 은행과 협약을 맺은 기업 종사자 등에 특화된 대출상품은 이미 우대금리를 적용해 출시했기 때문에 더 이상 금리를 내릴 수 없다고 해명했다. 국민은행은 KB닥터론·KB로이어론·선생님우대대출 등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와 달리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CSS 적용 여부와 상관없이 신용대출 상품 전체에 금리인하요구권을 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1년간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도 차이가 난다. 신용대출 상품 전체에 걸쳐 금리인하요구권을 적용하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만3476건, 2만1307건(3월 말 기준)에 대해 금리를 낮춰줬다. 이 두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에도 금리인하요구권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1789건, 835건에 불과했다.

감독당국은 최근 신한·하나은행뿐 아니라 전체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에 대해 금리인하요구권을 적용하도록 요청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