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시계 시장 커질수록 짝퉁 시계 시장도 급성장

30일 업계에 따르면 리치몬트코리아 법무팀은 국내에서 자사 제품의 짝퉁 유통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하고, 앞으로는 법적 대응을 통해 해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리치몬트코리아는 ‘1호 소송’으로 인터넷 중고거래 카페를 통해 까르띠에, 바쉐론콘스탄틴, 파네라이의 모조품을 만들어 팔던 김모씨에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0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짝퉁업자 김씨는 항소하지 않아 1심 판결이 그대로 최종 확정됐다. 리치몬트코리아 관계자는 “예전에도 모니터링을 통해 짝퉁을 많이 찾아냈지만 경고를 반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앞으론 법무법인을 통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글로벌 본사 차원의 지침으로, 한국보다 짝퉁 유통이 훨씬 심각한 중국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치몬트코리아로부터 소송을 위임받은 법률사무소 포럼 측은 “이번은 첫 소송이었고 유사 소송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모방 수준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 명품 시계 브랜드 매니저는 “인터넷으로 유통되는 짝퉁 중엔 딱 보면 티가 확 나는 조악한 것도 있지만 AS 센터에서 분해해 보기 전까진 우리조차 가품 여부를 알 수 없는 ‘웰메이드(well-made) 짝퉁’도 많다”고 말했다.
짝퉁 명품시계에 열광하는 주 고객은 20~30대 남성들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고급 시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지만 주머니 사정상 비싼 상품을 사긴 힘든 탓에 모조품에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이 3개월간 명동, 남대문, 동대문, 이태원 일대에서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시계 중에서는 까르띠에, 샤넬, 프랭크뮬러, 구찌 순으로 많은 짝퉁 상품이 적발됐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