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표심 공략 한계…끝까지 단일화 시도 변수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후보 난립과 냉담한 표심으로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사이트(www.nesdc.go.kr)에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기관마다 후보자별 지지율과 순위가 다르다.

여론조사 응답률도 10%대이고 무응답층이 절반이어서 표심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벌인 여론조사(경기도 유권자 704명, 유·무선전화 임의번호걸기 방식,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7%p, 응답률 15.20%)에서는 이재정 후보 17.0%, 조전혁 후보 11.2%, 김광래 후보 10.6%, 최준영 후보 10.1% 등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여론조사(경기도 유권자 1천14명, 유·무선 임의번호걸기 방식,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 10.3%)에서는 조 후보 11.1%, 이 후보 11.0%로 0.1%p 차로 앞서 순위가 엇갈렸다.

이들 여론조사에서 후보 대부분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안에 있고 무응답이 각각 44.0%와 45.6%에 이른다.

어느 후보도 우세하다고 단언하거나 당선을 낙관할 수 없는 형국이다.

싸늘한 표심은 교육감 선거에 대한 전통적인 무관심에다 세월호 참사로 말미암은 교육행정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 탓에 지난 5년 간 경기교육을 이끈 김상곤 전 교육감의 혁신교육정책에 대한 논쟁이 추진력을 받지 못하고 가라앉았다.

정책 선거가 실종되면서 후보들은 공약 대결보다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광활한 선거구에 부족한 조직력과 자금력 때문에 구석구석 바닥 표심을 파고드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선거일이 임박해도 뜨지 않는 선거 열기에 후보들의 마음은 다급해졌다.

후보들끼리 물밑 접촉으로 단일화를 시도하거나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전술로 선거전이 혼탁해지고 있다.

상대 후보의 병역·전과의 약점을 파고드는가 하면 불법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의뢰나 고발도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수성향 후보들의 막바지 이합집산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진보 단일후보로 선정된 이재정 후보를 이기려면 보수성향 후보들이 뭉쳐야 한다는 논리다.

김광래 후보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최준영 후보가 사퇴하고 대신 저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 후보는 하루 뒤 "보수 단일화를 위해 필요할 경우 사퇴하 려했으나 선거캠프 운동원들과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아 사퇴 없이 끝까지 가기로 했다"며 태도를 바꿨다.

색깔론을 연상하는 원색적인 주장으로 단일화를 촉구하는 후보도 있다.

박용우 선거대책위원회는 "빨갱이 교육감 탄생시킬 것인가? 정치꾼 교육감 탄생시킬 것인가?"라며 "걸림돌이 되는 후보 제외하고 우리끼리 보수후보 단일화해 뭉치자"고 제안했다.

후보 등록 이후의 후보 단일화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부작용을 낳은 전례도 있어 후유증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정치인 출신 후보를 비판하며 교사 출신들의 단합을 외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정종희 후보는 "경기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선포하는 '신성불가침 협약'을 맺자"며 김광래·박용우·한만용 후보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