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입지 다지는 삼익악기·농우바이오 '주목'…금호석유·동일금속·삼광글라스도 관심 가질 만
시황이 불안하고 예측하기 어려워질수록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을 갖춘 종목을 찾고자 하는 투자자 욕구는 커진다.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가는 종목은 이 같은 투자자 요구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조건을 갖춘 종목들은 장기투자 대안이 마땅치 않은 증시 상황에서 주요 투자 대안으로 꼽히곤 한다.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탄탄한 기술력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히든 챔피언’ 종목을 살펴본다.

○글로벌 입지 굳히는 업체 주목

글로벌 입지 다지는 삼익악기·농우바이오 '주목'…금호석유·동일금속·삼광글라스도 관심 가질 만
최근 증권가에서 ‘히든 챔피언’으로 급부상하는 종목으로 삼익악기가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5월에만 27.15% 상승했다. 삼익악기는 독일 유명 피아노업체 ‘자일러’를 인수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고 중국 프리미엄 시장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주요 업체 대비 저평가된 것도 강점이다. 중국의 세계 최대 피아노 제조업체인 광저우주지앙캉친(펄리버피아노)의 작년 주가수익비율(PER)이 33.7배, 하이룬캉친이 38.2배, 일본 야마하가 43.9배였던 반면 삼익악기는 3.5배에 불과했다.

정규봉 신영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브랜드 확보가 필수인 피아노 사업에서 자일러 인수로 삼익악기는 피아노 업계의 BMW가 됐다”며 “세계 피아노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중고가 피아노시장 점유율 17%대는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국내 1위 종자업체인 농우바이오도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고추 배추 무 등 종자시장을 파고들며 주목받고 있다.

주력사업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5위 안에 드는 금호석유(합성고무), 바이오스페이스(체성분 분석기), 동일금속(광산용 초대형 굴삭기계), 동원산업(냉동 다랑어), 삼광글라스(유리밀폐용기) 등을 주목하는 전문가도 있다.

편득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탄탄한 업체는 수익성이 좋고 주가가 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스마트폰 부품업계처럼 전반적인 수익성이 떨어지는 업종은 세계 시장 점유율 상위 업체라 하더라도 고전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와우넷 파트너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임종혁 대표는 “미국 테네시주에 공장이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에스엘은 6월부터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가 미국에서 시판됨에 따라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우 대표는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생체조직과 생체구조물을 만드는 ‘3D 바이오프린팅’ 소재시장에 진출한 세원셀론텍을 추천했다. 강호 안인기 대표는 국내 의료용 흡입기 1위 업체 세운메디칼이 베트남 공장 준공 등으로 해외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고, 치과용 기기업체 바텍도 글로벌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실적 개선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양날의 검, 중국 시장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업체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CJ E&M은 올 3월 중국 정보기술(IT) 업체 텐센트의 지분투자를 받고 텐센트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증권가에선 텐센트의 글로벌 게임 플랫폼을 통한 게임 출시가 연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와우넷 파트너인 길상 류태형 대표는 중국 및 글로벌 브랜드 화장품업체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한국콜마를 지목했다. 이헌상 팀장도 중국 광저우 공장 증설 효과로 중국법인의 고성장이 기대되는 코스맥스를 ‘히든 챔피언’ 후보로 꼽았다. 화장품주가 추천받는 것은 중국 화장품 시장이 2016년까지 연평균 9.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앞으로 3년간 해외 화장품 매출도 연평균 3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와 함께 리홈쿠첸도 중국 3대 홈쇼핑업체와 손잡고 판매에 들어간 만큼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언급됐다.

중국 시장 진출을 마냥 장밋빛으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선 중국 현지 업체들에 추월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 진출 업체들이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줄 때까지는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특히 중국 시장은 신규 진출로 성공하기 쉽지 않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