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턱밑까지 추적했으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의 방해로 놓쳤다. 검찰은 1일 유씨의 도피를 도운 구원파 신도 3명을 추가로 체포하는 한편 전남 순천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하고 있지만 구원파의 조직적 비호로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인천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지난달 25일 순천에 마련된 은신처에서 급하게 빠져나간 뒤 순천 또는 근처 지역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다급하게 별장을 빠져나간 뒤 금수원의 지시를 받은 구원파 신도들의 비호를 받으며 순천 또는 근처 지역에 은신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집중 수색 중”이라고 말했다.

수사팀은 이날 유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구원파 신도 3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이들은 전북 전주에서 체포돼 인천지검으로 압송됐다. 체포된 3명 중에는 전주에서 발견된 EF쏘나타 차량에 탑승했던 여성이 포함됐으나 함께 탔던 양회정 씨(55)의 신병은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양씨가 전주에 거주하는 지인들의 집에 찾아가 ‘회장님을 두고 왔는데 같이 가서 도와드리자’고 했지만 지인들이 ‘큰일에 말려들기 싫다’며 거절했다”며 “‘김엄마’로 불리는 구원파 핵심 신도에게 상황을 보고한 뒤 도주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김엄마’라는 인물이 유 전 회장의 도피 공작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양씨와 함께 신병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구원파 광신도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다른 신자들을 상대로 유 전 회장의 도피자금을 모으는 등 각계각층에 유 전 회장의 비호세력이 있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