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해외 직구에…육아용품 '발육 부진'
육아용품 업체 주가가 부진하다. 저출산과 해외 직접구매(직구) 확대로 국내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고, 기대를 모았던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증가세가 아직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1위 유아의류업체 제로투세븐은 지난달 30일 93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후 최저가다. 제로투세븐 주가는 한때 1만5000원대(종가 기준)까지 올랐으나 현재 주가는 공모가(8300원)에 가까워졌다. 유아의류업체 아가방앤컴퍼니 역시 지난달 30일 4615원으로 장을 마치며 최저가를 경신했다. 보령메디앙스 주가도 지난달 28일 5490원으로 역시 최저가다.

육아용품 관련주는 작년 말부터 중국 산아제한 정책 완화 수혜주로 각광받았으나, 산아제한 정책 완화 반년이 지났는데도 전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두 자녀 출산 조건을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것도 원인이다. 육아용품 업체들의 국내 매출 비중은 70~90% 수준이다. 경기 침체로 저출산 경향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육아용품 시장 경쟁은 심화된 여파다. 해외 육아용품 직구 확대 영향도 있다. 이 때문에 육아용품 관련주의 1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제로투세븐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7% 감소한 604억원, 영업이익은 19.07% 줄어든 10억원이었다.

아가방앤컴퍼니의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은 23.9% 줄어든 378억원이고 영업손실 21억원을 냈다. 보령메디앙스 매출도 6.3% 줄었다.

김남국 동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의류·유통 업황 부진과 해외 직구의 인기로 국내 육아용품 산업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유아동복 시장 규모가 2010년 11조원에서 지난해 13조원으로 고성장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수혜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