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학 교수 27명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미국 1차 소송에서 삼성전자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독일의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마크 렘리 스탠퍼드대 교수를 비롯한 법학 교수 27명이 미국 법원에 제출한 법정의견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입장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이익 전부를 환수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을 때 이익 전부를 환수하는 법률은 1887년 제정된 것인데, 당시 입법자들은 스마트폰과 같은 복합 제품이 아니라 카펫과 같은 단순한 제품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교수들은 “세계는 1887년보다 더 복잡해졌고 제품도 마찬가지”라며 “사람들은 단순히 보기 좋다는 이유로 아이폰을 사는 게 아니라 기능 때문에 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마트폰의 기능은 본질적인 가치로, 디자인 특허가 아니라 다양한 실용신안특허와 연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항소심 법원이 이들 법학자의 의견을 받아들인다면 삼성전자의 1차 소송배상액은 상당히 낮아지게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법 새너제이 지원은 지난해 11월 애플과 삼성전자의 1차 소송 판결문을 통해 삼성전자가 애플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전자가 애플에 9억3000만달러(약 1조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