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전도 發電] 예비전력 2013년보다 많지만 안심 못해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고온 현상이 1일에도 이어지면서 올해 전력 수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칫 지난해처럼 전력사정이 빠듯해져 기업과 가정들이 대대적 절전 행렬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나온다. 전력당국은 일단 올해 전력난이 심각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일찌감치 찾아온 여름 날씨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우선 국내 전력의 34%를 담당하는 원자력발전소가 올 여름철엔 설계수명이 다한 1기(월성1호기)를 제외하고 모두 정상 가동된다는 점이 지난해와 다르다. 작년 여름엔 원전 23기 중 6기가 고장 등으로 가동을 멈췄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현재 정기 점검 중인 한빛6호기, 한울3호기, 월성4호기 등 총 원전 3기도 다음달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만큼 공급능력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달엔 영흥5호기, 7월엔 포천복합1호기 울산복합4호기 포스코복합발전소 등(총 267만㎾급)도 전력을 신규 생산하고 8월엔 대구 혁신도시 내 40만㎾급 LNG발전소도 준공된다.

이에 따라 작년 7600만㎾ 안팎이던 최대전력 공급능력은 올여름엔 9000만㎾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지난해 정부가 수요관리에 나서기 전에 8000만㎾ 안팎이던 최대 전력수요가 300만㎾ 정도 더 늘어난다 해도 상당한 예비전력이 남는다는 계산이다. 류성호 전력거래소 수요예측실장은 “아직 일부 발전소들이 정기점검 중인데도 1일 예비전력은 1000만㎾ 이상을 유지했다”며 “휴일이라 산업 전기 수요가 줄어든 측면도 있지만 작년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여건도 지난해보다 우호적이다. 비록 무더위가 일찍 찾아왔지만 기상청은 올해 8월 서울의 평균기온이 25.3도로 전력대란이 일어난 작년 같은 달(27.7도)보다 크게 낮을 것으로 예보했다. 통상 기온 1도가 오르면 냉방 수요는 100만~150만㎾ 정도 추가로 발생한다. 작년 여름철 냉방 수요는 전체 전력 수요의 24%에 달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 고장 등에 따른 발전소의 가동 중단이다. 고장은 여름철에 유난히 잦은 편이다. 지난해 발생한 발전소 고장(238건) 중 33.2%(79건)는 여름철(6~8월)에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기상청 예보가 틀릴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지난 4월23일 5월 날씨를 예보하면서 5월 하순 기온을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내놨었다. 하지만 이 예상은 빗나갔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