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큰손, 수도권·강원 '원정 청약'
올 들어 분양 열기가 가장 뜨거운 대구지역 거주자들이 수도권 등 다른 지역 아파트를 원정 구매하고 있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구지역 거주자들이 올해 경기 김포시 풍무지구 ‘김포 풍무 푸르지오 센트레빌’(2712가구)의 10%에 달하는 200여가구를 구입했다. 한 아파트 상담사는 “대구에서 문의가 많아 깜짝 놀랐다”며 “대학생 자녀가 졸업하고 수도권에서 직장을 구할 경우를 대비해서 사려는 수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올초 강원 강릉시 유천지구에서 나온 ‘유천지구 우미린’ 아파트에도 대구지역 계약자가 많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선수촌 단지라는 점이 관심을 끈 이유다. 한 상담사는 “당첨자의 계약이 끝난 뒤 대구지역 투자자들이 계약금을 입금하고 주말을 이용해 계약서를 썼다”며 “동계올림픽이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오르는 등 투자가치가 높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 등에서도 대구 거주자의 아파트 계약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구 거주자들이 원정 투자에 나서는 것은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값이 뒤따라 오른다는 것을 거주지역에서 체험했기 때문이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대구지역 투자자들이 특히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별로 없는 곳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에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은 대구지역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수도권 단지와의 격차가 줄어들어서다. 김포 푸르지오 센트레빌의 매매가격(전용 84㎡)은 3억3000만원대로 대구와 큰 차이가 없다.

또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고 싶어 하는 욕구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에서 2가구를 보유하는 것보다 하나는 수도권 아파트를 장만하는 게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다는 인식에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