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수주 홍역 치른 조선사들, 이젠 '수주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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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리포트
현대重·삼성重·대우조선, 1~5월 수주액 25% 급감
해양플랜트 발주 줄어
에코십 수요 계속 늘어…하반기엔 다소 개선될 듯
현대重·삼성重·대우조선, 1~5월 수주액 25% 급감
해양플랜트 발주 줄어
에코십 수요 계속 늘어…하반기엔 다소 개선될 듯
저가 수주 후유증으로 홍역을 치러온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올 들어 수주 가뭄을 겪고 있다. 지난해보다 해양플랜트 발주가 크게 줄어든 데다, 제살 깎아 먹기식 저가 수주를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3사의 지난 1~5월 선박 및 해양플랜트 수주 금액은 모두 140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87억달러)보다 25% 줄었다.
현대중공업과 계열사 현대삼호중공업은 5월 말까지 해양플랜트 3기와 상선 73척 등 총 82억달러어치 일감을 따냈다. 작년 같은 기간에 해양플랜트 6기와 상선 60척 등 총 116억달러어치를 수주한 것에 비해 30% 수주금액이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총 17척, 19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작년 1~5월엔 해양플랜트 3기를 포함해 총 41억5000만달러어치를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이다.
삼성중공업은 빅3 중 유일하게 1~5월 수주 실적이 작년 수준을 웃돌았다. 올해 드릴십 2척을 포함해 총 39억달러어치를 수주해 작년(30억달러)보다 수주금액이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나이지리아 에지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해양플랜트 2기 43억달러어치를 한꺼번에 수주한 것을 감안하면 상반기 실적은 작년 대비 크게 줄어들 것이 거의 확실하다.
수주가 급감한 1차 원인은 발주가 준 데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는 금융위기 후 상선 부문의 발주가 줄어들자 해양플랜트 수주를 크게 늘렸는데, 올 들어 드릴십을 비롯해 대형 해양플랜트 발주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지난 2월에는 국내 조선사가 독점하다시피해 온 드릴십 2척 발주를 싱가포르 주롱조선소에 뺏기기도 했다.
상선 발주도 작년만 못하다. 배값이 쌌던 지난해에 배값 상승을 예상하고 다소 투기적으로 배를 주문했던 선사들이 올해는 작년처럼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조규열 수출입은행 조선해양금융부장은 “일부 중견 선사들이 선박 발주를 하고 있지만 이런 일감은 대개 성동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 중견 조선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위주의 영업도 수주 감소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지난 1분기에 상당폭 영업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2010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원가를 밑도는 헐값에 일감을 따온 게 결국 영업 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어느 정도 일감을 확보했기 때문에 이제는 저가수주를 할 필요가 없다”며 “이익이 나는 프로젝트를 골라서 수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이 같은 수주 가뭄이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국제적인 해운·선박 관련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배의 연료 효율성을 높인 에코십(eco-ship)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이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 15척을 수주할 예정이고,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환적용 일반 LNG선 10여척의 추가 주문도 예상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3사의 지난 1~5월 선박 및 해양플랜트 수주 금액은 모두 140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87억달러)보다 25% 줄었다.
현대중공업과 계열사 현대삼호중공업은 5월 말까지 해양플랜트 3기와 상선 73척 등 총 82억달러어치 일감을 따냈다. 작년 같은 기간에 해양플랜트 6기와 상선 60척 등 총 116억달러어치를 수주한 것에 비해 30% 수주금액이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총 17척, 19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작년 1~5월엔 해양플랜트 3기를 포함해 총 41억5000만달러어치를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이다.
삼성중공업은 빅3 중 유일하게 1~5월 수주 실적이 작년 수준을 웃돌았다. 올해 드릴십 2척을 포함해 총 39억달러어치를 수주해 작년(30억달러)보다 수주금액이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나이지리아 에지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해양플랜트 2기 43억달러어치를 한꺼번에 수주한 것을 감안하면 상반기 실적은 작년 대비 크게 줄어들 것이 거의 확실하다.
수주가 급감한 1차 원인은 발주가 준 데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는 금융위기 후 상선 부문의 발주가 줄어들자 해양플랜트 수주를 크게 늘렸는데, 올 들어 드릴십을 비롯해 대형 해양플랜트 발주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지난 2월에는 국내 조선사가 독점하다시피해 온 드릴십 2척 발주를 싱가포르 주롱조선소에 뺏기기도 했다.
상선 발주도 작년만 못하다. 배값이 쌌던 지난해에 배값 상승을 예상하고 다소 투기적으로 배를 주문했던 선사들이 올해는 작년처럼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조규열 수출입은행 조선해양금융부장은 “일부 중견 선사들이 선박 발주를 하고 있지만 이런 일감은 대개 성동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 중견 조선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위주의 영업도 수주 감소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지난 1분기에 상당폭 영업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2010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원가를 밑도는 헐값에 일감을 따온 게 결국 영업 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어느 정도 일감을 확보했기 때문에 이제는 저가수주를 할 필요가 없다”며 “이익이 나는 프로젝트를 골라서 수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이 같은 수주 가뭄이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국제적인 해운·선박 관련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배의 연료 효율성을 높인 에코십(eco-ship)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이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 15척을 수주할 예정이고,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환적용 일반 LNG선 10여척의 추가 주문도 예상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