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사람 대신 로봇…日 제치고 산업용 수입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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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만6500여대 구입…年 평균 36%씩 증가
세계 로봇시장 급성장…20년내 일자리 47% 대체
세계 로봇시장 급성장…20년내 일자리 47% 대체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구매국이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국제로봇협회(IFR)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산업용 로봇 5대 중 1대를 중국이 사들였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을 내세워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오던 중국이 첨단 자동화 로봇으로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다.
중국이 로봇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하면서 로봇 산업도 황금기를 맞았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산업용 로봇은 총 17만9000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FT는 “더 민감해진 센서와 인공지능, 계산 능력 등을 갖춘 로봇이 산업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中 로봇시장 연 36% 성장
중국은 지난해 전년보다 약 60% 증가한 3만6560대의 로봇을 구매해 일본(2만6015대)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최대 로봇 구매국으로 떠올랐다. 미국(2만3679대)은 3위를 차지했고, 한국(2만1307대)과 독일(1만8297대)이 뒤를 이었다. 스위스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ABB의 페르 베가르드 네르세스 대표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로봇시장”이라며 “5년 내 2위와 3위 국가의 구매량을 합한 것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산업용 로봇을 다량 구매하는 것은 치솟는 임금과 치열해지는 신흥국 간 생산성 경쟁 때문이다. 중국의 로봇 구매량은 2008~2013년 사이 매년 평균 36%씩 증가했다. 성장 잠재력도 크다. 최근 로봇 구매량이 크게 늘었어도 2012년 기준 중국의 산업용 로봇 대수는 제조업 종사자 1만명당 23대에 불과하다. 한국은 같은 해 1만명당 396대였다.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전체 로봇의 수도 일본은 31만여대인 반면 중국은 9만6000대에 불과하다.
산업용 로봇은 인간의 노동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1960년대 자동차 업계에 최초로 ‘로보틱스’라는 자동화 기계가 도입된 이후 로봇은 단순한 반복 작업과 주물·용접 등 위험한 작업 분야에서 주로 쓰였다. 하지만 지금은 우주 공간에서의 작업, 무균과 정밀 가공 작업에까지 두루 쓰인다.
산업용 로봇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자동차 업계다. 지난해 약 7만대의 산업용 로봇이 자동차 업계로 팔려나갔다. 독일자동차 회사 BMW의 미국 공장에서는 초기 설계에서 마지막 조립 단계까지 로봇 팔이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 전자산업(3만5000대)과 식품 산업(6200대)에서도 로봇은 환영받는 추세다. FT는 “2016년까지 국방 및 농업 등 전문분야에 9만5000대가량의 로봇이 추가로 보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봇, 인간의 지적 영역까지 넘봐
산업용 로봇을 뛰어넘어 단순지능을 가진 ‘2세대 로봇’, 인간을 대신할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도 커지고 있다.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이 명령어만 입력하면 주변환경을 파악하고 일하는 로봇으로 군사용, 의료용, 청소용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우주용 로봇을 만들던 미국 ‘아이로봇’은 30만원대 가정용 청소기 로봇 시리즈를 내놓았고, 미국 벤처기업 ‘리싱크로보틱스’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없이 일을 시킬 수 있는 지능형 ‘박스터 로봇’을 선보였다. 수술 로봇 다빈치를 개발한 미국 스탠퍼드연구소(SRI)는 ‘지능형 로봇’을 5년 내 400만~600만원대에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기술적으로는 ‘4세대 만능 로봇’까지 진화했다.
로봇 가격도 점차 저렴해지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잇따라 로봇시장에 뛰어들면서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한 기업이 내놓은 로봇 팔 가격은 2만~3만유로(약 2800만~4200만원)로 떨어져 중소기업도 산업용 로봇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단순 작업에만 쓰이던 로봇이 인간의 지적 노동의 영역까지 넘보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칼 프레이 옥스퍼드대 교수는 “현재 직업의 47%가 20년 내 로봇으로 인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는 로봇이 실업과 빈부 격차를 야기하는 ‘심각한 일자리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중국이 로봇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하면서 로봇 산업도 황금기를 맞았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산업용 로봇은 총 17만9000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FT는 “더 민감해진 센서와 인공지능, 계산 능력 등을 갖춘 로봇이 산업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中 로봇시장 연 36% 성장
중국은 지난해 전년보다 약 60% 증가한 3만6560대의 로봇을 구매해 일본(2만6015대)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최대 로봇 구매국으로 떠올랐다. 미국(2만3679대)은 3위를 차지했고, 한국(2만1307대)과 독일(1만8297대)이 뒤를 이었다. 스위스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ABB의 페르 베가르드 네르세스 대표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로봇시장”이라며 “5년 내 2위와 3위 국가의 구매량을 합한 것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산업용 로봇을 다량 구매하는 것은 치솟는 임금과 치열해지는 신흥국 간 생산성 경쟁 때문이다. 중국의 로봇 구매량은 2008~2013년 사이 매년 평균 36%씩 증가했다. 성장 잠재력도 크다. 최근 로봇 구매량이 크게 늘었어도 2012년 기준 중국의 산업용 로봇 대수는 제조업 종사자 1만명당 23대에 불과하다. 한국은 같은 해 1만명당 396대였다.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전체 로봇의 수도 일본은 31만여대인 반면 중국은 9만6000대에 불과하다.
산업용 로봇은 인간의 노동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1960년대 자동차 업계에 최초로 ‘로보틱스’라는 자동화 기계가 도입된 이후 로봇은 단순한 반복 작업과 주물·용접 등 위험한 작업 분야에서 주로 쓰였다. 하지만 지금은 우주 공간에서의 작업, 무균과 정밀 가공 작업에까지 두루 쓰인다.
산업용 로봇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자동차 업계다. 지난해 약 7만대의 산업용 로봇이 자동차 업계로 팔려나갔다. 독일자동차 회사 BMW의 미국 공장에서는 초기 설계에서 마지막 조립 단계까지 로봇 팔이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 전자산업(3만5000대)과 식품 산업(6200대)에서도 로봇은 환영받는 추세다. FT는 “2016년까지 국방 및 농업 등 전문분야에 9만5000대가량의 로봇이 추가로 보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봇, 인간의 지적 영역까지 넘봐
산업용 로봇을 뛰어넘어 단순지능을 가진 ‘2세대 로봇’, 인간을 대신할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도 커지고 있다.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이 명령어만 입력하면 주변환경을 파악하고 일하는 로봇으로 군사용, 의료용, 청소용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우주용 로봇을 만들던 미국 ‘아이로봇’은 30만원대 가정용 청소기 로봇 시리즈를 내놓았고, 미국 벤처기업 ‘리싱크로보틱스’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없이 일을 시킬 수 있는 지능형 ‘박스터 로봇’을 선보였다. 수술 로봇 다빈치를 개발한 미국 스탠퍼드연구소(SRI)는 ‘지능형 로봇’을 5년 내 400만~600만원대에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기술적으로는 ‘4세대 만능 로봇’까지 진화했다.
로봇 가격도 점차 저렴해지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잇따라 로봇시장에 뛰어들면서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한 기업이 내놓은 로봇 팔 가격은 2만~3만유로(약 2800만~4200만원)로 떨어져 중소기업도 산업용 로봇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단순 작업에만 쓰이던 로봇이 인간의 지적 노동의 영역까지 넘보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칼 프레이 옥스퍼드대 교수는 “현재 직업의 47%가 20년 내 로봇으로 인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는 로봇이 실업과 빈부 격차를 야기하는 ‘심각한 일자리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