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가증권 15일째 '사자'
코스닥은 사흘째 '팔자'…2% ↓
中 제조업 회복·유동성 유입
"6월 대형민감株가 시장 주도"…코스닥 520까지 밀릴 가능성도
2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7.04포인트(0.35%) 오른 2002.00으로 마감하며 하루 만에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지난달 27일과 30일 2000선 아래로 잠깐씩 밀리기는 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4일 이후 보름 가까이 2000선 근처에 머물고 있다. 지난 4월까지 2000 돌파가 ‘일일천하’로 끝났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208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15일 연속 순매수다. 매수세는 전기전자(1048억원) 업종에 집중됐다.
외국인들의 사자 주문이 몰리면서 삼성전자가 상승 행진을 재개, 0.83%(1만2000원) 오른 145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4만4700원으로 1.25% 뛰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반면 코스닥시장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535.15로 11.38포인트(2.08%) 급락했다. 540선 아래로 밀리기는 지난 3월25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외국인이 185억원, 기관이 684억원을 내다팔았다. 셀트리온(-3.29%) 파라다이스(-2.66%) 다음(-3.89%) 등 주요 종목들이 모두 빠졌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시장은 지난 4월 570선을 정점으로 한 차례 기간 조정을 거쳤지만 추가적인 가격 조정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면서 “유가증권시장 중소형주들도 약세를 보이고 있어 중소형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무너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기관 대형주 비중 다시 늘려”
대형주에 대한 매기가 살아나면서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돌파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6월이 박스권 돌파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형주 중심의 장세를 기대할 만하다는 의미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소형주에 대한 차익실현이 본격화된 만큼 코스닥지수는 단기적으로 520선까지 밀릴 수 있다”면서 “반면 코스피지수는 2000선 근처에서 버티는 힘이 커지고 있어 외국인과 국내 기관들이 비워뒀던 대형주 비중을 다시 채우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8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글로벌 유동성 유입으로 신흥국 증시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도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다. 서 팀장은 “달러당 1020원대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걸림돌이긴 하지만 1분기만 봐도 대형주들의 실적 개선세가 중소형주보다 뛰어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형주로 관심이 옮겨가도 지난해처럼 코스닥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 규모가 제한적이고, 개별 종목의 주가 과열 양상도 지난해보다는 덜하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