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시각지대에 방치된 장애어린이들] "병원건립에 수천명 따뜻한 기부…희망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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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끝) 인터뷰 -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전국 10만 장애어린이가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도울 것
장애는 누구에게나 오는 것, 사회적 편견 사라졌으면…
전국 10만 장애어린이가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도울 것
장애는 누구에게나 오는 것, 사회적 편견 사라졌으면…
1998년 6월2일 사고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당시 언론사 기자였던 그는 독일 뮌헨대에 유학을 갔다가 귀국을 한 달 앞두고 가족과 함께 스코틀랜드 여행을 떠났다. 이 여행길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부인은 왼쪽 다리를 잃었다. 영국과 독일에서 치료를 마친 뒤 한국에 돌아왔지만 아내가 입원할 수 있는 재활병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선진국과 달리 재활병원엔 병실이 부족했고, 간신히 병원에 입원해도 대기자 가 많아 병원을 여기저기 찾아다녀야 했다. 결국 그는 장애인들이 마음놓고 치료받을 수 있는 재활병원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웠고, 10여년 후에 그 꿈은 현실이 됐다.
마침내 이뤄진 어린이재활병원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의 얘기다. 그는 장애인재활병원을 건립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2004년 푸르메재단을 설립했다.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 강지원 변호사 등이 힘을 보탰다. 백 이사는 2001년 지인들과 함께 만든 하우스맥주 전문점 ‘옥토버훼스트’ 지분과 아내가 교통사고 피해보상금으로 받은 20억원 중 10억원을 재단의 기본 재산으로 출연했다. 이후 전국 곳곳에서 병원 건립에 보태달라며 수천명의 소액 개인 기부자들의 따뜻한 기부가 이어졌다.
재단은 2012년 서울 신교동에 재활방문치료실과 치과, 한의원 등이 들어선 푸르메재활센터를 건립했다. 내년 말엔 서울 상암동에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을 세운다.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은 상암월드컵파크 10단지 인근 3215㎡(약 970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7층, 100병상 규모로 지어진다. 지난 3월26일 25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했다.
백 이사는 “국내 장애 어린이가 10만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치료할 어린이재활병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내 어린이병원은 100%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비용은 많이 드는 데 비해 수익이 적은 ‘고비용 저수가’ 탓이다.
백 이사는 “성인과 어린이의 의료수가는 똑같지만 어린이의 경우 하루에 진료할 수 있는 인원이 절반가량에 불과해 수익이 절반밖에 안 된다”며 “민간 병원들이 어린이병동 건립을 꺼리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백 이사는 애초부터 내년 완공되는 푸르메장애인재활병원을 어린이전문병원으로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애인 편견 사라졌으면…”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 사업비는 512억원이다. 이 중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비용은 192억원이다. 나머지 320억원은 기업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마련된다. 지금까지 200억원 남짓 모았다는 게 백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병원 건립을 위해 힘을 보태준 소액기부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병원도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차질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백 이사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고 했다. 어린이재활병원이 들어서는 상암동 지역 일부 주민이 병원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 이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병원이 들어서면 치료받는 장애어린이와 인근 비장애인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됩니다.” 백 이사는 장애 발생 원인의 90% 이상이 후천적 사고 및 질환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누구나 언제든지 불가피하게 장애인이 될 수 있다”며 “장애인들도 사회에서 당당히 생활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갖춰지고 편견이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참여: www.purme.org 전화문의: (02)720-7002
후원 계좌: 우리은행 1005-001-654471 (예금주:재단법인 푸르메)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마침내 이뤄진 어린이재활병원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의 얘기다. 그는 장애인재활병원을 건립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2004년 푸르메재단을 설립했다.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 강지원 변호사 등이 힘을 보탰다. 백 이사는 2001년 지인들과 함께 만든 하우스맥주 전문점 ‘옥토버훼스트’ 지분과 아내가 교통사고 피해보상금으로 받은 20억원 중 10억원을 재단의 기본 재산으로 출연했다. 이후 전국 곳곳에서 병원 건립에 보태달라며 수천명의 소액 개인 기부자들의 따뜻한 기부가 이어졌다.
재단은 2012년 서울 신교동에 재활방문치료실과 치과, 한의원 등이 들어선 푸르메재활센터를 건립했다. 내년 말엔 서울 상암동에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을 세운다.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은 상암월드컵파크 10단지 인근 3215㎡(약 970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7층, 100병상 규모로 지어진다. 지난 3월26일 25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했다.
백 이사는 “국내 장애 어린이가 10만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치료할 어린이재활병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내 어린이병원은 100%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비용은 많이 드는 데 비해 수익이 적은 ‘고비용 저수가’ 탓이다.
백 이사는 “성인과 어린이의 의료수가는 똑같지만 어린이의 경우 하루에 진료할 수 있는 인원이 절반가량에 불과해 수익이 절반밖에 안 된다”며 “민간 병원들이 어린이병동 건립을 꺼리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백 이사는 애초부터 내년 완공되는 푸르메장애인재활병원을 어린이전문병원으로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애인 편견 사라졌으면…”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 사업비는 512억원이다. 이 중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비용은 192억원이다. 나머지 320억원은 기업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마련된다. 지금까지 200억원 남짓 모았다는 게 백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병원 건립을 위해 힘을 보태준 소액기부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병원도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차질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백 이사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고 했다. 어린이재활병원이 들어서는 상암동 지역 일부 주민이 병원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 이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병원이 들어서면 치료받는 장애어린이와 인근 비장애인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됩니다.” 백 이사는 장애 발생 원인의 90% 이상이 후천적 사고 및 질환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누구나 언제든지 불가피하게 장애인이 될 수 있다”며 “장애인들도 사회에서 당당히 생활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갖춰지고 편견이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참여: www.purme.org 전화문의: (02)720-7002
후원 계좌: 우리은행 1005-001-654471 (예금주:재단법인 푸르메)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