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美 의회의 포로구출 소신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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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모 워싱턴 특파원 jang@hankyung.com
지난 주말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에 5년간 붙잡혀 있던 미군 포로 보 버그달 병장(28)이 무사귀환했다는 소식에 미국인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은 절대 장병을 전쟁터에 버려두지 않는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백악관에 초청돼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를 지켜보던 버그달 병장의 부모는 “귀환을 도운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 기쁜 소식은 하루 만에 정치권 논쟁으로 번졌다. 공화당 측이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 중이던 탈레반 죄수 5명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버그달을 구출한 것을 문제삼았다.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오바마 정부는 테러 단체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테러 조직들에 미국인 인질을 더 억류하려는 동기를 부여해 미군들이 더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번 맞교환이 미군 장병들의 가격을 매긴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공화당의 비판이 거세지자 백악관이 해명에 나섰다.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CNN방송에 출연해 “전쟁터에 남겨진 군인을 끝까지 귀환시킨다는 국가의 신성한 의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테러리스트를 석방할 때 의회에 30일 전에 통보해야 하는 규정을 어긴 데 대해서도 “버그달의 건강 상태가 나빠 사전 통보할 시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척 헤이글 국방부 장관은 “우리 병사가 돌아왔다. 그게 중요하다”고 했다.
공화당 의원들의 발언은 5년 만에 아들을 품에 안게 된 버그달 병장 부모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이야기일 수 있다. 상당수 네티즌도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무엇을 하든 트집을 잡는다”고 공화당을 욕했다.
그렇지만 베트남 전쟁에서 6년간 전쟁포로 경험이 있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버그달의 귀환을 환영한다”면서도 “풀려난 5명의 탈레반 죄수들은 수천 명을 테러한 핵심인물이며 다시 테러 조직에 가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감성적인’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끝까지 ‘원칙’을 강조하는 미국 정치인들의 소신 발언이 돋보였다.
장진모 워싱턴 특파원 jang@hankyung.com
이 기쁜 소식은 하루 만에 정치권 논쟁으로 번졌다. 공화당 측이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 중이던 탈레반 죄수 5명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버그달을 구출한 것을 문제삼았다.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오바마 정부는 테러 단체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테러 조직들에 미국인 인질을 더 억류하려는 동기를 부여해 미군들이 더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번 맞교환이 미군 장병들의 가격을 매긴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공화당의 비판이 거세지자 백악관이 해명에 나섰다.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CNN방송에 출연해 “전쟁터에 남겨진 군인을 끝까지 귀환시킨다는 국가의 신성한 의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테러리스트를 석방할 때 의회에 30일 전에 통보해야 하는 규정을 어긴 데 대해서도 “버그달의 건강 상태가 나빠 사전 통보할 시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척 헤이글 국방부 장관은 “우리 병사가 돌아왔다. 그게 중요하다”고 했다.
공화당 의원들의 발언은 5년 만에 아들을 품에 안게 된 버그달 병장 부모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이야기일 수 있다. 상당수 네티즌도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무엇을 하든 트집을 잡는다”고 공화당을 욕했다.
그렇지만 베트남 전쟁에서 6년간 전쟁포로 경험이 있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버그달의 귀환을 환영한다”면서도 “풀려난 5명의 탈레반 죄수들은 수천 명을 테러한 핵심인물이며 다시 테러 조직에 가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감성적인’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끝까지 ‘원칙’을 강조하는 미국 정치인들의 소신 발언이 돋보였다.
장진모 워싱턴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