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절친이자 같은 표현주의자인 프란츠 마르크는 조사에서 “전쟁에서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네. 그러나 한 탄환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한 사나이를 앗아가 버렸지. 그의 죽음으로 (독일)문화는 한쪽 손이 잘리고 한쪽 눈을 잃고 말았네”라며 그를 추모했다.
기가 막힌 건 친구의 죽음을 애통해하던 마르크 역시 그로부터 2년 뒤 베르덩 전투에서 전사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현충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과연 61년 전 젊은이들의 희생으로 상실한 문화의 손과 시력을 회복한 것일까.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