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1분기 실적] 반도체·IT의 힘…3년 만에 영업이익 증가
코스닥 상장사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업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10개사 중 3개는 적자를 기록했다.

2일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12월 결산법인 중 연결 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한 666개사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8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73%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2011년 1분기 이후 3년 만이다. 매출도 총 29조41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3% 증가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줄고 부채는 늘었다. 올 1분기 순이익은 금융비용 등 영업외 비용이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2.95% 줄었다. 순이익률은 3.36%에 그쳤다. 1000원어치를 팔아 손에 쥐는 돈은 34원도 채 안 되는 셈이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95.12%에서 올 1분기 말 97.72%로 2.60%포인트 늘었다.

코스닥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부 408개사의 높은 순이익 감소폭(44.66%)이 큰 영향을 미쳤다. 우량기업부 252개사의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59% 뒷걸음질쳤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 기업과 대조적으로 코스닥 기업의 순이익은 하락폭이 컸다”며 “대기업에 비해 환율 등 외부 요인들이 미치는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부문의 활황으로 IT업종 287개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1%, 19.25% 증가했다. 건설업은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했고 제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감소했다. 금융업은 매출이 증가했지만 이익이 줄었고, 유통서비스업종은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분석 대상 기업 중 32.28%인 215개사는 적자를 봤다. 166개 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이어갔고 106곳은 올 1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10개 기업 중 3곳 이상이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기업별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가장 큰 상장사는 8301억원의 매출을 올린 성우하이텍이었다. 인터파크(7810억원) CJ오쇼핑(6503억원) CJ프레시웨이(428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은 CJ오쇼핑(659억원) 성우하이텍(550억원) GS홈쇼핑(371억원) 골프존(368억원)이 차례로 상위권에 들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