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앞에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유세를 벌이고 있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앞에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유세를 벌이고 있다.
“작고 조용하고 네거티브 없는 선거. 이번 선거에서 그 원칙을 나름대로 지키려 했습니다. 감히 표를 달라고 할 염치가 없었습니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는 3일 오전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거리유세에 서 6·4지방선거 선거운동의 대장정을 마감하는 소감을 밝혔다. 선거운동 시작 전 선언한 ‘3무(3無) 선거’를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유세차, 세력 동원, 네거티브 등 3가지가 없는 '3무(3無) 선거' 를 다짐했다.

박 후보는 공식선거 운동 마지막 날까지 ‘조용한 선거’ 기조를 유지했다.

이날 박 후보는 오전 10시부터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입구 앞에서 박용모 새정치민주연합 송파구청장 후보 등과 함께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아무 말 없이 서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참사 49일째를 맞아 오전 10시부터 전국에서 침묵유세를 벌이기로 한 데 동참한 것. 이들은 여전히 16명의 실종자가 남아있다는 의미에서 16분간 침묵유세를 펼쳤다.

침묵유세 후에도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박 후보의 연설 후 시민들에게 박수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박 후보는 시민들과의 기념 촬영도 생략했다.

이날 유세 현장은 박 후보를 응원하는 시민들과 백화점 쇼핑객들이 몰리면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 중에는 박원순 후보가 손에 든 ‘잊지 않겠습니다’ 피켓을 들고 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박 후보는 유세 현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아직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유가족들을 잊어선 안 된다”며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그 분들의 고통과 외로움, 슬픔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세월호 침몰은 우리 모두의 침몰이다. 기본이 서 있었더라면 아이들을 바다 속에 잠재우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본을 바로 세울 것’을 주장했다. 이어 시민의 기본은 ‘투표’라고 강조하며 시민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채무는 줄이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서울 시장의 기본이라면 투표는 시민의 기본”이라며 “투표를 하지 않고선 정치와 행정을 욕할 자격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기본을 다함으로써 송파구와 서울을,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원순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앞에서 유세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박원순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앞에서 유세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박 후보는 연설을 마치고 별다른 거리인사나 사진촬영 없이 자리를 떴다. 박 후보의 차분하고 조용한 유세에 시민들은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반응이었다.

송파구 삼전동 주민 정진희 씨(37)는 “침묵 유세 후 공약을 강조하거나 표심을 호소했다면 오히려 세월호 참사를 선거에 이용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 같다”며 “차분하한 분위기의 유세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엔 강남북을 잇따라 방문해 배낭 유세를 펼치고 자정까지 광화문 인근에서 시민들과 만난 후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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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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