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치주 펀드 운용사 간 성과에서는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대형주 편입 비중을 높인 에셋플러스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은 3~4% 수익을 내며 선전했다. 반면 KB자산운용과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이번 상승장에서 코스피 상승률을 밑돌아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에셋플러스 한 달 수익률 4% '기염'…신영자산도 2.89% 선전…KB·한국밸류, 시장 수익률 못 미쳐
○에셋플러스·신영 ‘선전’

지난달 펀드 환매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며 코스피지수는 2.42% 상승했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한 달간 2.54%의 평균 수익률(에프앤가이드 집계, 5월30일 기준)을 기록해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았다. 중형주(0.24%)보다는 대형주(2.65%)와 소형주(4%)가 수익률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펀드 성과도 대형주와 소형주 편입 비중에 따라 명암이 갈렸다.

이번 상승장에서 가장 선전한 운용사는 에셋플러스다. 한 달간 거둔 수익률은 4.13%로 1위다. 최근 한 달은 물론 연초 이후 수익률도 7.77%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표 펀드인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자1A’의 대형주 편입 비중이 75%로 높아 이번 대형주 반등이 컸던 상승장에서 다른 가치주펀드 대비 성과 개선폭이 두드러졌던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요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차2우B, CJ, 네이버, 한국타이어, SK하이닉스, 신한지주 등을 담고 있다.

신영자산운용도 배당주펀드의 선전 덕분에 한 달간 2.89%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해 상위권 입지를 지켰다. 저평가 배당주, 우선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신영밸류우선주자A’(7.72%) ‘신영프라임배당C5’(4.75%) ‘신영고배당자A’(4.71%) 등이 한 달간 4~7% 안팎의 수익을 냈다. 이들 펀드 대부분이 중형주 편입 비중은 한 자릿수로 적은 반면 대형주, 소형주 위주로 담고 있어 가파른 수익률 상승곡선을 나타냈다.

○주춤대는 KB·한국밸류

반면 박스권 증시에서 가치주들이 선전하면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던 KB자산운용과 한국밸류운용은 코스피 상승률에 못 미치는 수익률로 주춤거렸다. KB운용의 한 달 수익률은 1.24%로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가치주펀드인 ‘KB밸류포커스자C2’가 0.35% 수익률에 그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동원산업, 코오롱인더스트리, 휠라코리아, 골프존, 롯데쇼핑, 다음 등을 주요 종목으로 편입했지만 대형주 비중이 43% 수준으로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어 한국밸류운용도 한 달간 1.36%의 수익률에 머물러 하위권에 속했다.

한편 그동안 박스권 증시에서 부진한 수익률로 하위권을 면치 못했던 대형 운용사들의 수익률 회복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이 각각 3.51%, 3.47%의 수익률로 상위권에 올랐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이슈로 삼성 관련주들이 상승하면서 관련 펀드의 수익 개선에 크게 기여한 덕분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