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래도 투표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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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은 지방선거일이다. 오는 7월1일부터 2018년 6월30일까지 4년간 지역살림을 맡을 3952명의 일꾼을 뽑는 날이다. 지난달 30, 31일 실시한 사전선거의 투표율이 11.49%에 달해 전체 투표율이 2010년 지방선거(54.5%) 때보다 오를 것이란 예상이 많다. 박빙의 격전지가 많아 여야 정치권은 표 계산에 분주하다. 야권은 정권 심판을 외치고 여권은 정권 수호로 맞서지만, 이번 선거는 누가 뭐래도 중앙권력이 아닌 고장의 일꾼을 뽑는 행사일 뿐이다.
민주주의의 축제가 돼야 할 선거일 아침이지만,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세월호 여파로 예전처럼 요란한 선거운동이 없어서가 아니다. 후보자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1인7표를 행사해서도 아니다. 갈수록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런 정치 행사로 전락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외형상 민주화를 이룬 지 27년이 흘렀어도 한국의 민주주의는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고 있다.
재원도 없이 쏟아낸 지방공약이 무려 100조원을 넘는다. 세금이라고는 내 본 적도 없는 인물들이 공짜·무상을 내세워 표를 구걸한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듯, 서구식 풀뿌리 민주주의가 한국에선 포퓰리즘과 야합해 지역 이기주의로 변질돼 간다. 선거가 최선은커녕 기껏해야 최악을 피해 차악(次惡)을 뽑는 이벤트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선거판에 투표를 해야 할까 고민하는 유권자가 많다. 하지만 한 표의 값어치는 1인당 선거비용 2만1622원으로 끝나지 않는다. 새로 뽑힌 지역 일꾼들이 4년간 총 600조원의 예산을 주무르게 된다. 각자 약 1500만원의 국민혈세 집행권을 위임하는 셈이다. 4일 밤이면 원하든, 원치 않든 내 권리를 대신할 누군가가 결정된다. 투표 안 하고 욕하기보다는, 그래도 투표하고 후회하는 게 낫지 않겠나.
민주주의의 축제가 돼야 할 선거일 아침이지만,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세월호 여파로 예전처럼 요란한 선거운동이 없어서가 아니다. 후보자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1인7표를 행사해서도 아니다. 갈수록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런 정치 행사로 전락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외형상 민주화를 이룬 지 27년이 흘렀어도 한국의 민주주의는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고 있다.
재원도 없이 쏟아낸 지방공약이 무려 100조원을 넘는다. 세금이라고는 내 본 적도 없는 인물들이 공짜·무상을 내세워 표를 구걸한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듯, 서구식 풀뿌리 민주주의가 한국에선 포퓰리즘과 야합해 지역 이기주의로 변질돼 간다. 선거가 최선은커녕 기껏해야 최악을 피해 차악(次惡)을 뽑는 이벤트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선거판에 투표를 해야 할까 고민하는 유권자가 많다. 하지만 한 표의 값어치는 1인당 선거비용 2만1622원으로 끝나지 않는다. 새로 뽑힌 지역 일꾼들이 4년간 총 600조원의 예산을 주무르게 된다. 각자 약 1500만원의 국민혈세 집행권을 위임하는 셈이다. 4일 밤이면 원하든, 원치 않든 내 권리를 대신할 누군가가 결정된다. 투표 안 하고 욕하기보다는, 그래도 투표하고 후회하는 게 낫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