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목표가 210만~240만원
에버랜드 지분있는 KCC·SDI ↑…이 부회장 외가 보광 계열사 강세
KCC는 3일 10.92% 오른 6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에버랜드가 상장하면 이 회사 지분 17%를 보유한 KCC의 자산 가치가 껑충 뛸 것이란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삼성에버랜드 지분 8%를 들고 있는 삼성SDI 주가도 이날 4.29% 올랐다.
삼성그룹 구조 재편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면서 시장의 관심은 그룹 간판인 삼성전자로 집중되고 있다. 주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인적분할, 대주주 주식스와프 등으로 이어지는 2007년 SK식 지배구조 재편에 나설 것이란 시나리오에 삼성에버랜드와의 합병설이 덧붙여졌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에서 분할돼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기업과 삼성에버랜드를 합병시킬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삼성전자 수혜론은 외국계 증권사에서 나왔다. 지난주 CLSA는 삼성전자가 1년6개월 안에 지주회사와 자회사로 분할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주가가 24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들도 같은 논리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 부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20만원으로 올렸다.
○시나리오별 수혜주 점검
삼성그룹 구조 재편 전망으로 삼성전자 분할론과 함께 삼성생명 분할론, 보광그룹 역할론 등 관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삼성생명 분할론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분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 중인 삼성생명을 활용할 것이란 예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은 뒤 기업을 인적 분할하는 것까지는 삼성전자 분할론과 다를 바 없다. 차이는 주식스와프(교환) 단계다.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 분할 후 만들어지는 사업 자회사 지분을 삼성생명 지주회사 지분 대신 삼성전자 지분과 교환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전문가들은 이 시나리오와 관련, 삼성생명이 분할 이벤트를 통해 지분가치를 높이면 이 회사 지분 19.3%를 들고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가치도 덩달아 올라가는 만큼 고려해 볼 만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이 경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이 혜택을 얻게 된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주주가 지분을 늘리려고 애쓰는 상장사가 결국 수혜주로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광그룹 역할론도 관심이다. 상속법이 개정되면 상속 1순위로 꼽히는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 관장이 그룹 구조 재편의 ‘키’를 쥐게 된다. 이 과정에서 홍 관장의 친정인 보광그룹 계열사들이 수혜주가 될 것이란 얘기다. 이날 STS반도체(9.33% 상승), 휘닉스홀딩스(6.16%) 등 보광그룹 계열사들의 강세도 이런 맥락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소식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삼성SDS의 상장 후 주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투자자들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를 삼성SDS보다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송형석/강지연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