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그룹의 代 이은 도전…"글로벌 소재기업 도약 지켜보세요"
“지난해 5000억원가량이던 매출을 2020년까지 두 배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률도 8~9%로 높이겠습니다.”

3일 송원그룹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김해련 회장(52·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송원그룹의 代 이은 도전…"글로벌 소재기업 도약 지켜보세요"
송원그룹은 지난 3월 타계한 김영환 회장이 1975년 설립한 태경산업(옛 한국전열화학공장)에 뿌리를 둔 화학소재 중심 중견그룹이다.

합금철과 중질탄산칼슘(GCC) 등을 만드는 지주회사 성격의 태경산업을 중심으로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태경화학, 석회석 가공회사인 백광소재 등 9개 계열사와 문막·서산·충주 등 6개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는 알짜 중견기업이다. 김 회장 타계 후 외동딸인 김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어오다 이날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2020년 비전으로 ‘새로운 성공, 도약 1·3·5·7’을 제시했다.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신규사업 매출 3000억원, 상장회사 5개, 세계 최고제품 7개를 달성하겠다는 의미다.

송원그룹의 지난해 매출액은 4980억원으로, 김 회장은 6년 뒤 외형을 두 배로 키울 계획이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는 합금철 시장 침체 등으로 6%대로 떨어졌지만 앞으로는 8~9%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와 관련해 “송원그룹이 생산하는 석회석 가공품은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인공치아 재료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개발할 수 있다”며 “몇몇 해외 업체들이 선점한 시장을 뚫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석회석과 탄산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7개 제품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태경산업의 습식형 고농도 GCC, 백광소재의 경질탄산칼슘(PCC), 태경화학의 반도체 세정용 액체탄산과 친환경농업용 그린탄산, 경인화학산업의 초미립 액상소석회가 그것이다.

김 회장은 “GCC는 하얗고 광택이 나는 종이를 만드는 데 쓰이는데 세계에서 태경산업을 비롯해 3곳만 생산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에서 고급 제지 수요가 늘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최대 제지회사와 협력해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또 “치아미백제, 인공치아 재료, 파우더 재료 등으로 쓰이는 PCC와 농작물 수확량을 늘리고 병충해를 줄이는 그린탄산 등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제품군”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외에 “계열사 남영전구가 최근 필립스·오스람 2개사가 독점하고 있던 자동차 신차용 할로겐전조등 시장에 진출했고 LED(발광다이오드) 투광등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화여대 경영학과와 뉴욕 페이스대 MBA를 졸업한 김 회장은 2년 전 송원그룹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1999년엔 혼자 힘으로 패션 및 트렌드 컨설팅회사 ‘에이다임’을 설립해 2012년까지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에이다임을 2012년 매각한 뒤 송원그룹 부회장으로 합류해 회사 경영 전반을 익혔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남영전구와 경인화학산업 2개사를 추가 상장해 모두 5개 상장사를 거느린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회사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송원그룹은 앞으로 9개 계열사 간 합병 등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핵심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연구개발(R&D) 역량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