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대표적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사진)이 지난 3월 미국 대형 모기지 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5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에 이어 또 한 명의 거물 헤지펀드 투자자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베팅한 셈이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국책모기지 보증 회사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택시장이 붕괴되자 정부가 더 큰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구제금융을 통해 살려냈다. 따라서 연방정부가 두 회사의 대주주다.

아이칸은 미 상원 은행위원회의 팀 존슨 민주당 의원과 마이크 크라포 공화당 의원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역할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주택금융 시스템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30% 넘게 급락하자 바로 주식을 사들였다. 아이칸의 경쟁자인 애크먼 회장뿐 아니라 브루스 버코위츠 페어홈펀드 회장, 리처드 페리 페리캐피털 회장, 존 폴슨 폴슨앤드코 회장 등 거물 투자자들이 두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거물 투자자는 정부가 결국 이들 회사를 민영화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두 회사는 주택경기 회복과 함께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예상대로 민영화가 이뤄지면 배당수익을 포함해 상당한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