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 한신 5개 단지 묶어 3000가구 재건축 추진
서울 잠원동에서 5개 단지를 하나로 묶어 3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를 만드는 통합 재건축이 추진된다. 강남권에서 여러 단지를 통합해서 재건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잠원동 신반포 한신8·9·10·11·17차 총 5개 단지(2640가구)가 통합 재건축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이달 중 추진위원회 설립인가를 서초구청에 신청할 예정이다. 이에 필요한 소유자 과반수의 동의서를 이미 확보했다. 주민들은 7~8월 중 총회를 열고 추진위원장과 감사 등을 선출할 계획이다. 5개 단지를 묶어 재건축하게 되면 인근 랜드마크 아파트인 반포래미안퍼스티지(2444가구)와 반포자이(3410가구)보다 크거나 비슷한 대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 단지들은 2003년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용적률 규제 등 정부의 재건축 억제책에 막혀 지난해까지 사업이 보류됐다. 그러나 지난해 인근 신반포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가 3.3㎡당 3800만원에 성공적으로 분양되고, 용적률 규제도 완화되면서 사업의 불씨가 살아났다. 주민 강용철 씨는 “인근 잠원 대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잠원’이 모습을 갖춰가자 재건축을 희망하는 주민들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한강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고속터미널역과도 가까워 최고가 아파트인 인근 반포래미안퍼스티지에 버금가는 랜드마크 아파트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전망한다.

잠원동 정공인 정철용 대표는 “잠원·반포동 일대에서 1만가구 이상의 재건축이 추진 중이지만 수천가구 규모의 대단지는 별로 없다”며 “커뮤니티시설 조경 등을 차별화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