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30~31일 실시된 사전투표가 막판 변수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표심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역대 부재자투표율이 2% 내외에 불과했지만 이번 사전투표율은 11.49%를 기록했다. 서울교육감 선거는 사전투표 실시 이후 대형 변수가 발생했다.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의 딸 고희경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다”고 글을 올린 시간은 지난달 31일 오후였다. 그 이후 고 후보의 경쟁자인 문용린 후보와 공방을 벌이면서 큰 쟁점으로 부각됐지만 사전투표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게 여론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후보자가 사전투표 이후에 후보직을 사퇴할 경우 대규모 ‘사표’가 생길 수 있는 것도 문제다. 통합진보당 소속 백현종 경기지사 후보는 사전투표가 끝난 지난 1일 “아무런 조건 없이 경기도지사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경기도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수가 99만8026명인 상황에서 백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3~5%의 지지율을 얻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3만~5만여표가 사표가 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논란이 되는 사안이 선거 막판까지 뜨거운 논쟁을 벌이는 경우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투표가 진행된다는 문제점도 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사이에 ‘농약급식’ 문제가 사전투표 실시 이후에 더 큰 쟁점이 됐다. 때문에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들은 이런 논쟁거리를 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