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우주 Wi-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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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한국인들의 와이파이(Wi-Fi) 사랑(?)은 유별나다. 해외 여행지에 도착하면 먼저 찾는 곳이 무료 와이파이 지역이다. 이런 곳을 발견하면 누구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꺼내든다. ‘와이파이 무료(WiFi free)’라고 써붙인 커피숍이나 매장을 일부러 찾기도 한다. 21세기 한국인의 풍경화다. 일본 관광청 설문조사에서도 여행객들의 30%가 무료 와이파이 환경을 가장 큰 불만사항으로 꼽았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한국인이었을 것이다.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후쿠오카시의 대부분 상점에선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한다. 후쿠오카가 일본에서 무료 와이파이가 가장 널리 확산된 곳 중 하나라니 재미있다.
당연히 와이파이 시설이 가장 잘 구축된 나라도 한국이다. 물론 공공 와이파이존도 세계 1위다. CNN이 서울메트로가 휴대전화와 와이파이를 즐길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지하철이라고 치켜세울 정도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대만은 지금 와이파이존을 만든다고 난리다. 한국의 기세에 놀란 모양이다. 그것도 모자라 미래창조과학부는 엊그제 와이파이존을 3500개에서 7000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조차 많은 후보가 공공 와이파이존을 확충하겠다고 공약했다. 심지어 어떤 후보는 모든 도시 공간을 와이파이를 쓸 수 있게 하겠다고도 했다.
와이파이는 원래 무선접속장치(AP)를 통해 일정 거리 안에서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이다. 주파수대가 2.4~5㎓(기가헤르츠)대로 소위 3G, 4G 등 기지국 중심의 이동통신 시스템보다 높아 안정성이 있다. 반면 회절성이 없어 근거리에서만 이용되는 게 단점이다. 처음엔 유료였지만 공공성이 점점 강화되면서 무료 와이파이가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정작 무선 네트워크는 방송처럼 공공재가 아니다. 공공 와이파이가 과도하게 확산될 경우 경쟁기반의 통신시장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역설이 존재한다. 와이파이가 번성했던 미국은 과다한 운영유지비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곳이 늘고 있다.
구글이 180개의 소형 인공위성을 띄워 지구촌 곳곳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한다. 비용이 30억달러나 들어갈 만큼 엄청난 프로젝트다.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은 곳을 없애겠다는 생각이다. 대담한 발상이다. 하지만 구글은 소위 ‘잊혀질 권리’에 대한 소송 등 각종 분쟁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구글의 행동이 마치 공짜심리를 자극하는 지자체 후보들 같다. 공짜는 없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당연히 와이파이 시설이 가장 잘 구축된 나라도 한국이다. 물론 공공 와이파이존도 세계 1위다. CNN이 서울메트로가 휴대전화와 와이파이를 즐길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지하철이라고 치켜세울 정도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대만은 지금 와이파이존을 만든다고 난리다. 한국의 기세에 놀란 모양이다. 그것도 모자라 미래창조과학부는 엊그제 와이파이존을 3500개에서 7000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조차 많은 후보가 공공 와이파이존을 확충하겠다고 공약했다. 심지어 어떤 후보는 모든 도시 공간을 와이파이를 쓸 수 있게 하겠다고도 했다.
와이파이는 원래 무선접속장치(AP)를 통해 일정 거리 안에서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이다. 주파수대가 2.4~5㎓(기가헤르츠)대로 소위 3G, 4G 등 기지국 중심의 이동통신 시스템보다 높아 안정성이 있다. 반면 회절성이 없어 근거리에서만 이용되는 게 단점이다. 처음엔 유료였지만 공공성이 점점 강화되면서 무료 와이파이가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정작 무선 네트워크는 방송처럼 공공재가 아니다. 공공 와이파이가 과도하게 확산될 경우 경쟁기반의 통신시장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역설이 존재한다. 와이파이가 번성했던 미국은 과다한 운영유지비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곳이 늘고 있다.
구글이 180개의 소형 인공위성을 띄워 지구촌 곳곳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한다. 비용이 30억달러나 들어갈 만큼 엄청난 프로젝트다.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은 곳을 없애겠다는 생각이다. 대담한 발상이다. 하지만 구글은 소위 ‘잊혀질 권리’에 대한 소송 등 각종 분쟁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구글의 행동이 마치 공짜심리를 자극하는 지자체 후보들 같다. 공짜는 없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