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토토에 '선거 베팅' 등장
사설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중심으로 신종 도박이 판치고 있는 가운데 4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베팅 게임까지 등장했다.

이날 스포츠 토토 인터넷 카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일부 사설 토토 사이트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 배당금이 주어지는 ‘지방선거 결과 예측 게임’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트마다 배당률은 조금씩 다르지만, A사이트에선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평균 1.2배의 배당률이,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는 평균 2.5배의 배당률이 적용됐다. 예를 들어 박 후보에 10만원을 걸고 당선되면 12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정 후보 당선에 10만원을 베팅하면 25만원을 받는다.

접전이 예상됐던 경기지사 선거에선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의 배당률이 각각 1.87배로 같았다. 이 같은 배당률은 그동안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여온 후보에게는 상대적으로 낮은 배당률이 적용된 셈이다.

일반적으로 토토 게임은 스포츠 게임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스포츠토토만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불법 사설 토토 사이트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베팅 대상이 스포츠 게임을 벗어나 중독성이 더 강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엔 베팅 속도를 높이기 위해 5분마다 베팅할 수 있는 사다리 게임까지 등장해 거액을 잃는 피해자가 나오기도 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지난해 불법 스포츠 토토 시장의 규모를 7조6000여억원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지속적인 추적 수사로 사설 토토 사이트 적발 사례가 늘고 있다”며 “사이트 개설은 물론 여기에 투자할 경우에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사이트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