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지방선거 개표 과정에서 역전과 재역전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한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2010년 6월2일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다. 오세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와 한명숙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경합을 벌여 당선자는 다음날 오전이 돼서야 확정됐다.

투표 종료와 함께 방송 3사가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는 오 후보가 47.4%, 한 후보가 47.2%로 예측돼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개표가 시작되자 윤곽이 드러나는 듯했다. 오 후보가 10%포인트 차이로 앞서 나가기 시작한 것. 하지만 오후 10시50분부터 한 후보가 오 후보를 역전하기 시작했다. 한 후보는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 2%포인트 표차로 오 후보를 리드했다. 오 후보는 새벽에 “패색이 짙은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패배를 시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벽 4시가 넘어 강남 3구의 개표가 본격 이뤄지자 오 후보의 표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다음날 오전 10시께 2만6412표(0.6%포인트) 차이로 오 후보의 신승이 확정됐다. 역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가장 적은 득표율 차이를 기록한 선거였다.

1998년 6월4일의 민선 2기 지방선거에서 안상영 한나라당 당시 후보와 김기재 무소속 후보가 맞붙은 부산시장 선거도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초반 개표에서 김 후보가 앞서 나갔지만 20여차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했다. 결국 안 후보가 45.14%의 득표율로 43.45%를 얻은 김 후보를 이겼다.

기초선거에서도 초박빙 승부가 수차례 나왔다. 2002년 경기 동두천시 의원 선거에서 문옥희·이수하 후보의 표차는 없었지만 문 후보가 연장자 규정에 의해 당선됐다. 같은 해 인천 부평구 의원 선거에선 유재홍 후보가, 2006년 충북 충주시 의원 선거에선 곽호종 후보가 1표 차이로 당선하기도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