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트로(독일)AFP연합뉴스
부스트로(독일)AFP연합뉴스
한껏 멋을 부린 독일 중장년 남성들이 나들이에 나섰다. 가슴과 자전거에 꽃까지 단 것을 보니 무언가 축하받을 일이 있는 것 같다. 해마다 이맘때 독일을 시끌벅적하게 만드는 아버지의 날인 것이다. 독일의 아버지들은 이날 근사하게 차려입고 하루 종일 마을을 돌아다니며 맥주잔을 기울인다. 1년 동안 가장으로 살며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

21세기를 사는 아버지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하루에 해소하기엔 너무 커졌다. 전통적인 가장의 역할을 다하면서도 권위는 감추고 가족과 소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왕따’당하기 십상이다. 독일에서는 술판으로 끝나고 마는 아버지의 날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들은 이제 스트레스도 지혜롭게 관리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