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이상고온 현상에도 불구하고 빙과업체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위닉스 하림 등 고공 행진하던 다른 여름 수혜주 역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자 주가는 오히려 약세 반전하고 있다.

이른 더위에도 얼어붙은 빙과株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빙그레 주가는 지난 3일 1.11% 하락한 8만200원으로 마감, 2012년 7월16일(8만1900원) 이후 2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 들어 9만~10만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하던 주가는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한 지난달 이후 연일 뒷걸음질치고 있다. 롯데푸드(옛 롯데삼강) 역시 지난 3월 81만5000원을 고점으로 하락해 이달 3일 75만8000원까지 밀렸다.

제품 가격 인상, 성수기 진입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과 취약한 수급이 이들 빙과업체의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빙그레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데다 바나나맛우유 등 주요 제품의 수출이 감소한 여파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달 이후 빙그레 주식을 나란히 순매도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1분기 영업이익이 14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가량 늘리며 선전했지만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유음료 부문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성수기 아이스크림 판매 증가 여부가 실적 및 주가에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며 “아이스크림 정찰제 정착을 위한 업계의 노력이 손익계산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만725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제습기업체 위닉스는 이달 들어서만 이틀 만에 4% 넘게 하락했다. 하림 마니커 등 닭고기 관련주도 오름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상고온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고, 계절적 수혜주는 실적보다 투자심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향이 있어 주가 변동성이 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