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 쿠어스필드에 눈이 쌓인 까닭…'류현진의 복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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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쯤인 2014년 5월 한국시간 13일, 북위 39도에 위치한 미국의 중서부 콜로라도주에 큰 눈이 내렸습니다. 이틀 동안 내린 눈의 양이 12cm에 달해 ‘폭설’로 불렸지요.
이 때문에 콜로라도주 주도인 덴버공항에선 전기 공급이 원활치 못하며 수십편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도시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고 합니다.
이 때 국내외 언론에서 주목을 받은 곳이 있습니다. 미국 MLB 메이저리그야구 소속 구단인 콜로라도 로키스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쿠어스 필드인데요.
천연잔디로 장식된 이 구장의 그라운드가 하얀 눈으로 뒤덮인 모습이었습니다. [콜로라도 로키스 구단이 자신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사진]
이에 “잔디 대신 투수들의 무덤을 덮은 눈”이라는 표현이 국내 언론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1993년 창단했으며 ‘로키스 Rockies’라는 팀 명칭은 콜로라도주의 서쪽에 있는 로키산맥에서 유래했다고 하지요.
이 팀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쿠어스 필드는 1995년 완공했으며 수용인원이 5만6445명. 구장의 크기는 왼쪽 106m, 중앙 126m, 오른쪽 107m.
데버시의 도심에 자리하고 맥주 브랜드를 구장명으로 사용하는 쿠어스 필드는 전북 무주, 장수군과 경남 거창, 함양군에 걸친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의 해발 1614m)과 비슷한 해발 1610m의 높이에 위치한 것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이처럼 높은 곳에 경기장이 건설돼 낮은 공기 저항력으로 인해 타구가 쭉쭉 뻗어가 타자들에겐 ‘홈런 공장’, 투수들에겐 ‘무덤’으로 통합니다.
2011~2014년 평균 장타율이 무려 0.470로 메이저리그 1위에 올라 있다고 하지요.이 탓에 구장 별명이 로켓발사대 [로키스 이름+타구가 멀리 간다는 의미, 출처=MBC 중계화면]라고 합니다.
아무튼 국립기상청 콜로라도 사무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시 “덴버 지역에서 5월에 이처럼 눈이 오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보다 2주일 정도 앞선 4월 28일, 콜로라도 로키스는 LA다저스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온 류현진 선수를 마구 두들기며 2014 시즌 2패째의 ‘굴욕’을 안겼습니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을 던지는 동안 1개의 홈런을 포함해 9개의 안타를 맞고 6실점 (5자책점)하고 스스로 “매우 신경 쓴다”고 말하는 자책점이 3점대로 쑥 올라갔습니다.
그 뒤 좀처럼 2점대로 내려오지 못하고 류현진의 애간장을 태우는 실정이지요. 어쨌든 이 경기는 류현진에게 ‘한 맺힌’ 게임인 셈입니다.
특히 “한번 당하면 반드시 되갚아 준다”는 성격의 그의 ‘복수심’을 활활 타오르게 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우리 속담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지요.
까닭에 엉뚱하긴 하지만 지난 5월 중순 쿠어스 필드에 흔치 않게 쌓인 눈은 ‘류현진 한풀이’를 예고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로부터 한 달도 되지 않은 한국시간 오늘 6월 7일, LA다저스팀의 류현진이 이 ‘무덤’에 처음으로 올라 서 콜로라도 로키스 타자들을 농락했습니다.
류현진은 이 경기에서 비록 적지 않은 안타를 맞긴 했지만 철저하게 낮은 공을 바탕으로 ‘퀄리티 스타트’ (6이닝 3자책점 이하)하며 결국 승리 (7-2)를 따냈습니다. 성적은 6이닝 8피안타 (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 (2자책점).
이날 승리는 류현진이 부상에서 복귀한 뒤 4연승 (원정 5승)이고 서양에서 흔히 럭키 세븐이라고 부르는 ‘7’번째 (2패)입니다. 방어율은 약간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3점대인 3.08. 이는 콜로라도 로키스에 진 빚을 아직 다 갚지 못했다고 강조하는 듯 합니다.
류현진은 이번에 이김으로써 LA다저스에 연속 패배 (2)를 끊어주는 ‘터미네이터 (종결자)’역할을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반대로 5월 중순 홈구장에 눈이 내리며 류현진에게 ‘한풀이 당한’ 콜로라도 로키스는 8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습니다.
아무튼 이날 로키스 대 다저스의 경기가 벌어진 쿠어스필드는 ‘왜 투수들의 무덤인가’를 방증했습니다. 홈런 하나를 포함해 3루타가 무려 3개씩 (타구가 굴러가긴 했지만)이나 나왔지요.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다른 곳과 달리 구종을 던지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처럼 타구가 뻗어가는 별난 구장인 쿠어스 필드에서 벌어진 경기 때문인 지 LA다저스의 맷 캠프는 잘 친 타구를 홈런으로 ‘과신한’ 나머지 2루에서 ‘별 나게 죽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캠프는 타격한 공이 쭉쭉 뻗어가다 펜스 상단을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지자 1루에서 2루로 황급히 달려 슬라이딩을 통해 2루 베이스에 닿았습니다. 타임상 세이프한 겁니다.
캠프는 하지만 그 뒤 운동 에너지를 줄일 목적으로 베이스에서 10cm 정도 뛰어올랐고 그 사이 수비수가 글로브로 그를 터치하며 비디오 판정결과 아웃이 선언됐습니다. 1610.1m의 공중 부양 아웃이라는 진기록이 나온 것입니다.
네티즌들은 “2루 베이스에 일단 도달하고 다음 동작인 뛰어오르다 태그 아웃된 이 경우 기록상 단타인가? 또는 2루타인가?”하는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답은 2루에서 태그 아웃돼 단타라고 하네요.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이 때문에 콜로라도주 주도인 덴버공항에선 전기 공급이 원활치 못하며 수십편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도시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고 합니다.
이 때 국내외 언론에서 주목을 받은 곳이 있습니다. 미국 MLB 메이저리그야구 소속 구단인 콜로라도 로키스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쿠어스 필드인데요.
천연잔디로 장식된 이 구장의 그라운드가 하얀 눈으로 뒤덮인 모습이었습니다. [콜로라도 로키스 구단이 자신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사진]
이에 “잔디 대신 투수들의 무덤을 덮은 눈”이라는 표현이 국내 언론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1993년 창단했으며 ‘로키스 Rockies’라는 팀 명칭은 콜로라도주의 서쪽에 있는 로키산맥에서 유래했다고 하지요.
이 팀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쿠어스 필드는 1995년 완공했으며 수용인원이 5만6445명. 구장의 크기는 왼쪽 106m, 중앙 126m, 오른쪽 107m.
데버시의 도심에 자리하고 맥주 브랜드를 구장명으로 사용하는 쿠어스 필드는 전북 무주, 장수군과 경남 거창, 함양군에 걸친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의 해발 1614m)과 비슷한 해발 1610m의 높이에 위치한 것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이처럼 높은 곳에 경기장이 건설돼 낮은 공기 저항력으로 인해 타구가 쭉쭉 뻗어가 타자들에겐 ‘홈런 공장’, 투수들에겐 ‘무덤’으로 통합니다.
2011~2014년 평균 장타율이 무려 0.470로 메이저리그 1위에 올라 있다고 하지요.이 탓에 구장 별명이 로켓발사대 [로키스 이름+타구가 멀리 간다는 의미, 출처=MBC 중계화면]라고 합니다.
아무튼 국립기상청 콜로라도 사무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시 “덴버 지역에서 5월에 이처럼 눈이 오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보다 2주일 정도 앞선 4월 28일, 콜로라도 로키스는 LA다저스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온 류현진 선수를 마구 두들기며 2014 시즌 2패째의 ‘굴욕’을 안겼습니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을 던지는 동안 1개의 홈런을 포함해 9개의 안타를 맞고 6실점 (5자책점)하고 스스로 “매우 신경 쓴다”고 말하는 자책점이 3점대로 쑥 올라갔습니다.
그 뒤 좀처럼 2점대로 내려오지 못하고 류현진의 애간장을 태우는 실정이지요. 어쨌든 이 경기는 류현진에게 ‘한 맺힌’ 게임인 셈입니다.
특히 “한번 당하면 반드시 되갚아 준다”는 성격의 그의 ‘복수심’을 활활 타오르게 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우리 속담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지요.
까닭에 엉뚱하긴 하지만 지난 5월 중순 쿠어스 필드에 흔치 않게 쌓인 눈은 ‘류현진 한풀이’를 예고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로부터 한 달도 되지 않은 한국시간 오늘 6월 7일, LA다저스팀의 류현진이 이 ‘무덤’에 처음으로 올라 서 콜로라도 로키스 타자들을 농락했습니다.
류현진은 이 경기에서 비록 적지 않은 안타를 맞긴 했지만 철저하게 낮은 공을 바탕으로 ‘퀄리티 스타트’ (6이닝 3자책점 이하)하며 결국 승리 (7-2)를 따냈습니다. 성적은 6이닝 8피안타 (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 (2자책점).
이날 승리는 류현진이 부상에서 복귀한 뒤 4연승 (원정 5승)이고 서양에서 흔히 럭키 세븐이라고 부르는 ‘7’번째 (2패)입니다. 방어율은 약간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3점대인 3.08. 이는 콜로라도 로키스에 진 빚을 아직 다 갚지 못했다고 강조하는 듯 합니다.
류현진은 이번에 이김으로써 LA다저스에 연속 패배 (2)를 끊어주는 ‘터미네이터 (종결자)’역할을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반대로 5월 중순 홈구장에 눈이 내리며 류현진에게 ‘한풀이 당한’ 콜로라도 로키스는 8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습니다.
아무튼 이날 로키스 대 다저스의 경기가 벌어진 쿠어스필드는 ‘왜 투수들의 무덤인가’를 방증했습니다. 홈런 하나를 포함해 3루타가 무려 3개씩 (타구가 굴러가긴 했지만)이나 나왔지요.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다른 곳과 달리 구종을 던지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처럼 타구가 뻗어가는 별난 구장인 쿠어스 필드에서 벌어진 경기 때문인 지 LA다저스의 맷 캠프는 잘 친 타구를 홈런으로 ‘과신한’ 나머지 2루에서 ‘별 나게 죽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캠프는 타격한 공이 쭉쭉 뻗어가다 펜스 상단을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지자 1루에서 2루로 황급히 달려 슬라이딩을 통해 2루 베이스에 닿았습니다. 타임상 세이프한 겁니다.
캠프는 하지만 그 뒤 운동 에너지를 줄일 목적으로 베이스에서 10cm 정도 뛰어올랐고 그 사이 수비수가 글로브로 그를 터치하며 비디오 판정결과 아웃이 선언됐습니다. 1610.1m의 공중 부양 아웃이라는 진기록이 나온 것입니다.
네티즌들은 “2루 베이스에 일단 도달하고 다음 동작인 뛰어오르다 태그 아웃된 이 경우 기록상 단타인가? 또는 2루타인가?”하는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답은 2루에서 태그 아웃돼 단타라고 하네요.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