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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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 상장 추진, 삼성전자의 삼성SDI 지분 매입….

삼성그룹 구조 재편과 관련된 소식이 연일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그룹 지배구조의 ‘몸통’으로 평가받는 종목들의 주가는 일제히 강세다. 삼성그룹 구조 재편의 방향을 점치는 증권사 리포트도 급격히 늘었다.

삼성그룹 구조 재편은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이슈다. 삼성그룹의 지분구조가 복잡한 데다 인적분할, 합병, 지분 매입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개별 재료가 주가에 호재인지 악재인지도 불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철저히 대주주 입장에서 생각할 것을 조언한다. 삼성그룹의 경영권이 약해지는 일을 피하면서 동시에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수혜주를 골라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그룹은 다른 그룹사에 비해 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유력한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손에 쥐고 있는 현금도 많지 않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 가치가 11조원에 달하고 상속시 5조원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이 삼성전자로 모아진다. 삼성전자는 대주주에게 매년 수천억원 규모의 배당을 할 여력이 있는 유일한 계열사로 꼽힌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시가 배당률 인상 등 방식이 거론되는 것은 결국 상속세 재원을 삼성전자의 배당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삼성에버랜드의 갑작스러운 상장 역시 대주주의 현금 유동성 확보, 다른 상장사와의 합병을 통한 그룹 지배력 강화 등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외 계열사들의 구조 재편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인적분할, 합병 등의 카드를 쓰면 이 부회장의 경영권이 탄탄해지는지, 삼성전자 지분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경제TV 전문가 안인기 대표는 “삼성 계열사의 지분을 많이 들고 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비교적 안전한 방안”이라며 삼성물산, 삼성SDI, KCC 등을 추천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