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여파로 움츠러들었던 여행심리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4일 치러진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까지 더해지면서 지난달 말까지는 여행 문의가 주춤했으나 선거 이후 예약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8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6월 해외여행 예약은 전년 대비 1.2%, 7월 13.9% 줄어든 상태지만, 8월 예약은 2.7% 늘었다. 세월호 여파로 여행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사람들이 방학이나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6~7월의 경우 아직 예약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전년 대비 감소폭은 더 줄어들 것으로 하나투어는 예상하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5월 해외여행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으나 5월 말부터는 거의 지난해 수준까지 회복된 상태”라며 “공무원 등 아직 움직이지 않는 잠재고객까지 고려하면 가을 이후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두투어도 5일 현재 6월 해외여행상품 예약 실적이 전년 대비 20%, 7월은 15% 감소했으나 8월에는 5.7% 증가로 반전됐다. 전체 예약자의 10% 수준에 이르는 태국 수요가 쿠데타 사태로 대폭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이미 예년과 비슷한 수치로 올라선 셈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여행 예약 추이도 6~7월 예약은 전년 대비 30~50% 감소했지만 8월부터 44% 늘어났다.

원형진 모두투어 홍보팀 과장은 “세월호 관련 추가 취소는 없는 상태며 7월부터는 지난해와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도 “지금은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거의 사라진 상태”라며 “지방선거 등으로 그동안 여행을 미뤘던 수요가 더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놀이공원도 차츰 예전 분위기를 찾아가고 있다. 롯데월드의 경우 세월호 참사 이후 첫 주말인 4월19일 입장객이 평소보다 10% 줄었으나 지난 1일 입장객은 1% 감소하는 데 그쳤다. 또한 애도에 동참하기 위해 중단했던 각종 행사도 6월부터 정상화됐다. 지난 2일부터는 브라질 월드컵에 발맞춰 삼바축제 퍼레이드를 개시했고, ‘리오 삼바 카니발 퍼레이드’와 ‘삼바 투어 퍼레이드’도 매일 한 차례 공연될 예정이다.

서울랜드는 오는 28일부터 여름축제 ‘워터페스티벌’을 시작한다. 물총싸움 등을 통해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행사다. 세월호 참사로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보류했던 4월 이후의 분위기와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다. 서울랜드 관계자는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손님들이 우울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자 놀이공원을 방문하기도 하는 만큼 축제를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