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물소리 온 몸엔 전율이…여기는 이과수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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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로 떠나는 여행
월드컵 개최지 브라질
남미로 떠나자, 브라질
길이 5㎞ 해변 코파카바나에서 일광욕을
거대 예수상 있는 코르코바도 언덕서 리우 야경을
온 몸으로 즐겨라…낮엔 월드컵 축구, 밤엔 리우 야경을
삼바 엉덩이춤에 가슴이 '두근'…
꼬치구이 골라먹는 재미에 '푹'…
최고급 산토스 커피 한잔에 休~
월드컵 개최지 브라질
남미로 떠나자, 브라질
길이 5㎞ 해변 코파카바나에서 일광욕을
거대 예수상 있는 코르코바도 언덕서 리우 야경을
온 몸으로 즐겨라…낮엔 월드컵 축구, 밤엔 리우 야경을
삼바 엉덩이춤에 가슴이 '두근'…
꼬치구이 골라먹는 재미에 '푹'…
최고급 산토스 커피 한잔에 休~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은 단지 ‘축구의 나라’만은 아니다. 수없이 많은 색깔이 공존하는 나라다. 햇살이 따사로울 때는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시원한 바람을 느껴도 좋다. 이과수폭포를 보면 영화 ‘미션’의 감동이 다시 살아난다. 사람들 또한 열정적이다. 축구에 열광하고 삼바에 미치는 축제의 나라 브라질로 떠나보자.
해변
햇살과 정열,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나라 브라질. 수도는 브라질리아지만, 세계의 여행자들은 리우데자네이루로 모여든다. 나폴리, 시드니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인구 1200만명의 거대한 해안 도시는 하나의 용광로다. 백인과 흑인, 에스파냐계 백인과 아프리카계 흑인의 혼혈인 물라토가 부대끼며 살아가고 거리에는 화끈한 삼바 리듬과 세련되고 우아한 보사노바 리듬의 선율이 함께 흐른다.
리우데자네이루는 한마디로 정열의 도시다. 리우의 정열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코파카바나 해변이다. 길이 5㎞에 달하는 해변에는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햇살이 내려쬔다. 구릿빛으로 그을린 글래머 아가씨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근육질의 젊은이들은
비치발리볼을 즐긴다. 선글라스를 쓰고 소설을 읽는 모습이 너무나 한가롭다. 해변과 인접한 아틀란티카 거리에 들어서면 정말로 마이애미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고급 호텔이 줄지어 있고, 분위기 좋은 최고급 식당과 카페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코파카바나 해변 옆이 이파네마 해변이다. 코파카바나 해변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데 비해 이파네마 해변은 현지인들이 선호한다. 코파카바나 해변에 비해 덜 화려하지만 낭만적인 느낌은 더 강하다. 해변을 걷다 보면 끊임없이 보사노바가 흘러나온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노래하는 주앙 질베르토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그 노래 ‘이파네마의 소녀’.
‘늘씬하고 까무잡잡한, 젊고 사랑스러운 여인. 이파네마 아가씨가 걸어가네 / 그녀가 지나가면 모두들 아-, 그녀가 걷는 건 마치 삼바 같아 / 시원스럽고 부드럽게 한들거리며 걷는 모습.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을까 / 바닷가로 걸어가는 그녀는 언제나 똑바로 앞만 볼 뿐, 그를 바라보지 않아’ 코르코바도 언덕의 거대한 예수상
리우에 도착하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코르코바도 언덕(해발 700m) 위의 예수상이다.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것으로 높이 39.6m, 무게 700t에 달한다. 리우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코르코바도 언덕에 서서 마치 도시 전체를 감싸안듯이 두 팔을 벌리고 있다.
코르코바도 언덕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리우 앞바다에 팡데아수카르가 떠 있어 리우를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다. 영어로는 ‘설탕덩어리’라는 의미인 ‘슈거로프’라고도 불린다. 거대한 화강암과 수정으로 이뤄진 바위산으로 둥근 돔처럼 생긴 모습이 특이하다. 산기슭에 있는 프라이아 베르메라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는데, 정상에 자리한 전망대에서 세계 최고 미항을 굽어볼 수 있다.
산들 사이로 초고층 빌딩들이 우뚝 솟아 있고 우르카, 플라멩코, 코파카바나, 이파네마, 레브론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하얀 요트가 점점이 떠 있다.
팡데아수카르에서는 반드시 리우의 야경을 볼 것. 360도 펼쳐지는 해변과 섬, 도시의 경치가 파노라마로 어우러지는 리우의 야경을 만끽하기에 이만한 데가 없다. 축구
종교에 가까운 축구 사랑
브라질은 세계 유일의 월드컵 전 대회 출전국이자 최다 우승국이다. 브라질 축구를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경이롭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영국인이 발명한 투박한 ‘축구’는 브라질의 삼바 리듬을 만나 예술이 됐다. 황제 펠레는 줄리메컵을 영원히 가져갔고, 지코와 소크라테스는 사라지지 않을 영광을 시작했다.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를 거쳐 1976년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한 소년이 위대한 삼바 축구의 전통을 완성시켰다. 호나우두 루이즈 나자리오 데 리마. 축구 역사는 그의 긴 이름을 줄여 ‘호나우두’라고 부른다.
브라질 국민의 축구 사랑은 ‘종교’에 가깝다. 축구는 생활의 일부를 넘어 그 자체라고 할 정도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브라질의 중앙은행은 각 은행들이 월드컵 경기 중에 점포를 폐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브라질의 기업들은 브라질 팀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 파티를 열고는 한다.
푸짐한 음식을 제공하고 경기를 함께 응원함으로써 단합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정도까지 배려하지 않는 회사라고 해도 경기 시간 동안 무단으로 자리를 비웠다고 징계하거나 질책하지 않는다.
리우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이라면 꼭 가야 할 곳이 있다. 1950년 세워진 마라카낭 스타디움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46년에 열린 세계축구협회(FIFA) 총회는 1950년 제4회 월드컵 개최지로 브라질을 선택했다.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당시에 만들어진 것이다.
1950년 7월16일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입추의 여지 없이 운집한 관중으로 들썩였다. FIFA가 발표한 공식 입장객 수는 17만3850명이지만 실제는 20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비록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 2-1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후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축구장으로 남았다. 이곳에서 인증샷을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 자연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폭포 이과수
지구 반대편으로의 여행. 꼬박 하루의 비행 시간과 7시간의 버스 여행 등 이 모든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꼭 봐야 할 만큼 감동적인 풍경이 있다. 세계 최대의 넓이와 수량을 자랑하는 이과수폭포다. 이과수폭포와 맞닥뜨리는 순간 그동안의 고단함은 순식간에 날아간다. 폭포에 가까이 갈수록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에 소름이 돋는다. 이과수폭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세 나라 국경에 걸쳐 자리하고 있는 세계 제일의 폭포이자 세계 제일의 관광명소다. 275개의 폭포가 직경 3㎞, 높이 80m에서 떨어지는 이과수폭포는 빅토리아폭포보다 넓고 나이아가라폭포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말과 글, 사진으로는 그 위용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원주민(파라과이 과리니 인디오) 말로 이과수는 ‘큰 물’(Big Water)이다. 폭포 전체의 폭만 4㎞ 남짓. 평균 낙차는 64m다. 우기(11~3월)에는 초당 1만3000여t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영화 ‘미션’의 촬영지 ‘삼총사 폭포’
이과수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는 ‘악마의 목구멍’(Devil’s Throat)이라 불리는 곳. 이과수강을 통째로 벌컥벌컥 삼켜대듯, 초당 6만여t의 물이 거대한 절벽으로 빨려든다. 미국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는 이과수를 본 뒤 넋을 잃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가엾은(poor) 나이아가라!’라고.
이과수폭포 여행의 시작점은 포스두이과수시.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이과수 국립공원에 닿는다. 입구에서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5분쯤 걸으면 강 건너편에 입이 쩍 벌어지는 장관이 펼쳐진다. 하나도 아닌 수십, 수백개 폭포가 하얀 박무를 만들어내고 있다. 귀퉁이를 돌아서면 영화 ‘미션’ 촬영지로 유명한 ‘삼총사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개 폭포가 겹쳐 있는 그 절벽 바로 아래턱까지 200여m의 데크를 밟고 둘러볼 수도 있다. 한 걸음 내딛는 순간 현기증이 난다.
이과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헬기 투어가 낫다. 150달러에 육박하는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 이과수 하류에 있는 헬기장에서 강 건너 ‘악마의 목구멍’이 입을 쩍 벌린 상공에 이르는 데 걸린 시간은 5분 남짓. 3000피트 상공, 125마일의 속도로 하늘을 가르며 이과수 전체를 보는 맛은 웅장하고도 장엄하다. ‘악마의 목구멍’을 향해 하얀 포말을 쏟아내며 무서운 속도로 빨려드는 이과수의 모습에 소름이 돋는다. 브라질 최대 축제 - 삼바축제
열정의 도시 리우데자네이루를 대표하는 것은 역시 삼바축제다. 매년 2월 말~3월 사이 토요일에서 수요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리우 카니발은 브라질 최대 축제다. 카니발을 위해 만들어진 야외 공연장 ‘삼바드로모’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한다.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해마다 70만여명 인파가 코파카바나로 몰려든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 도시의 온도가 축제 기간에는 몇 도는 더 올라가는 것 같다.
삼바 퍼레이드가 시작되면 몇 조각 되지 않는 의상과 형형색색의 깃털 모자로 한껏 치장한 삼바 댄서들이 줄지어 행진한다. 세상 모든 미녀가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 같다. 농구공처럼 하늘 높이 튈 것만 같은 엉덩이, 세상을 모두 삼킬 것 같은 미소,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삼바 춤까지 여행객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꼭 2, 3월이 아닌 다른 때 이 도시를 방문해도 삼바를 만끽할 수 있다.
브라질의 맛, 슈하스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고 가방은 꼭 앞쪽으로 멘 다음 끌어안고 다니라는 충고를 들을 만큼 리우의 치안은 불안하다. 하지만 브라질 음식은 이 모든 걱정을 잊게 해준다. 브라질의 대표 요리는 ‘슈하스코’.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을 꼬챙이에 꽂아 숯불에 구운 브라질의 전통요리다. 생일이나 결혼식 등 즐거운 집안 잔치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음식인데 부위별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식당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종업원들이 두툼하게 썬 고기를 길이 1m 정도의 쇠꼬챙이에 꽂아 내온다. 굵은 소금을 뿌려서 숯불에 돌려가며 구운 고기인데 종업원은 “이걸 드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면서 고기 부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설명을 들은 뒤 본인의 취향대로 ‘먹겠다, 안 먹겠다’를 결정해서 말해주면 된다. 식당을 나서기 전까지 끊임없이, 쉴 틈 없이 가지각색의 맛있는 고기들을 들고 나온다.
달콤쌉싸름한 브라질 커피
브라질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이다. 세계 커피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품종으로 따지자면 아라비카 커피가 약 85%, 카네포라 종인 로부스타 계열의 코닐론이 15% 정도다. 워낙 커피 재배지가 많아 다양한 맛의 커피가 생산된다. 아라비카 외에도 버본과 문도노보, 카투라 등을 비롯해 심지어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의 변종까지 재배하고 있다. 브라질 커피의 대명사는 산토스(santos). 브라질 커피 중 가장 좋은 품질은 ‘산토스 No.2’로 불리며 유통된다. 핸드드립 전문점에 가면 ‘브라질 산토스 No.2’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이 커피가 브라질산이며 수출 항구명은 산토스항, 커피 등급은 No.2라는 뜻. 재미있는 것은 브라질 커피의 최고 등급은 No.1이 아니라 No.2라는 것이다. 브라질은 1이 아닌 2부터 등급을 붙이기 때문이다.
최갑수 여행작가 ssoochoi@naver.com
햇살과 정열,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나라 브라질. 수도는 브라질리아지만, 세계의 여행자들은 리우데자네이루로 모여든다. 나폴리, 시드니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인구 1200만명의 거대한 해안 도시는 하나의 용광로다. 백인과 흑인, 에스파냐계 백인과 아프리카계 흑인의 혼혈인 물라토가 부대끼며 살아가고 거리에는 화끈한 삼바 리듬과 세련되고 우아한 보사노바 리듬의 선율이 함께 흐른다.
리우데자네이루는 한마디로 정열의 도시다. 리우의 정열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코파카바나 해변이다. 길이 5㎞에 달하는 해변에는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햇살이 내려쬔다. 구릿빛으로 그을린 글래머 아가씨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근육질의 젊은이들은
비치발리볼을 즐긴다. 선글라스를 쓰고 소설을 읽는 모습이 너무나 한가롭다. 해변과 인접한 아틀란티카 거리에 들어서면 정말로 마이애미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고급 호텔이 줄지어 있고, 분위기 좋은 최고급 식당과 카페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코파카바나 해변 옆이 이파네마 해변이다. 코파카바나 해변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데 비해 이파네마 해변은 현지인들이 선호한다. 코파카바나 해변에 비해 덜 화려하지만 낭만적인 느낌은 더 강하다. 해변을 걷다 보면 끊임없이 보사노바가 흘러나온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노래하는 주앙 질베르토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그 노래 ‘이파네마의 소녀’.
‘늘씬하고 까무잡잡한, 젊고 사랑스러운 여인. 이파네마 아가씨가 걸어가네 / 그녀가 지나가면 모두들 아-, 그녀가 걷는 건 마치 삼바 같아 / 시원스럽고 부드럽게 한들거리며 걷는 모습.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을까 / 바닷가로 걸어가는 그녀는 언제나 똑바로 앞만 볼 뿐, 그를 바라보지 않아’ 코르코바도 언덕의 거대한 예수상
리우에 도착하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코르코바도 언덕(해발 700m) 위의 예수상이다.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것으로 높이 39.6m, 무게 700t에 달한다. 리우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코르코바도 언덕에 서서 마치 도시 전체를 감싸안듯이 두 팔을 벌리고 있다.
코르코바도 언덕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리우 앞바다에 팡데아수카르가 떠 있어 리우를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다. 영어로는 ‘설탕덩어리’라는 의미인 ‘슈거로프’라고도 불린다. 거대한 화강암과 수정으로 이뤄진 바위산으로 둥근 돔처럼 생긴 모습이 특이하다. 산기슭에 있는 프라이아 베르메라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는데, 정상에 자리한 전망대에서 세계 최고 미항을 굽어볼 수 있다.
산들 사이로 초고층 빌딩들이 우뚝 솟아 있고 우르카, 플라멩코, 코파카바나, 이파네마, 레브론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하얀 요트가 점점이 떠 있다.
팡데아수카르에서는 반드시 리우의 야경을 볼 것. 360도 펼쳐지는 해변과 섬, 도시의 경치가 파노라마로 어우러지는 리우의 야경을 만끽하기에 이만한 데가 없다. 축구
종교에 가까운 축구 사랑
브라질은 세계 유일의 월드컵 전 대회 출전국이자 최다 우승국이다. 브라질 축구를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경이롭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영국인이 발명한 투박한 ‘축구’는 브라질의 삼바 리듬을 만나 예술이 됐다. 황제 펠레는 줄리메컵을 영원히 가져갔고, 지코와 소크라테스는 사라지지 않을 영광을 시작했다.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를 거쳐 1976년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한 소년이 위대한 삼바 축구의 전통을 완성시켰다. 호나우두 루이즈 나자리오 데 리마. 축구 역사는 그의 긴 이름을 줄여 ‘호나우두’라고 부른다.
브라질 국민의 축구 사랑은 ‘종교’에 가깝다. 축구는 생활의 일부를 넘어 그 자체라고 할 정도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브라질의 중앙은행은 각 은행들이 월드컵 경기 중에 점포를 폐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브라질의 기업들은 브라질 팀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 파티를 열고는 한다.
푸짐한 음식을 제공하고 경기를 함께 응원함으로써 단합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정도까지 배려하지 않는 회사라고 해도 경기 시간 동안 무단으로 자리를 비웠다고 징계하거나 질책하지 않는다.
리우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이라면 꼭 가야 할 곳이 있다. 1950년 세워진 마라카낭 스타디움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46년에 열린 세계축구협회(FIFA) 총회는 1950년 제4회 월드컵 개최지로 브라질을 선택했다.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당시에 만들어진 것이다.
1950년 7월16일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입추의 여지 없이 운집한 관중으로 들썩였다. FIFA가 발표한 공식 입장객 수는 17만3850명이지만 실제는 20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비록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 2-1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후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축구장으로 남았다. 이곳에서 인증샷을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 자연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폭포 이과수
지구 반대편으로의 여행. 꼬박 하루의 비행 시간과 7시간의 버스 여행 등 이 모든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꼭 봐야 할 만큼 감동적인 풍경이 있다. 세계 최대의 넓이와 수량을 자랑하는 이과수폭포다. 이과수폭포와 맞닥뜨리는 순간 그동안의 고단함은 순식간에 날아간다. 폭포에 가까이 갈수록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에 소름이 돋는다. 이과수폭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세 나라 국경에 걸쳐 자리하고 있는 세계 제일의 폭포이자 세계 제일의 관광명소다. 275개의 폭포가 직경 3㎞, 높이 80m에서 떨어지는 이과수폭포는 빅토리아폭포보다 넓고 나이아가라폭포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말과 글, 사진으로는 그 위용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원주민(파라과이 과리니 인디오) 말로 이과수는 ‘큰 물’(Big Water)이다. 폭포 전체의 폭만 4㎞ 남짓. 평균 낙차는 64m다. 우기(11~3월)에는 초당 1만3000여t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영화 ‘미션’의 촬영지 ‘삼총사 폭포’
이과수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는 ‘악마의 목구멍’(Devil’s Throat)이라 불리는 곳. 이과수강을 통째로 벌컥벌컥 삼켜대듯, 초당 6만여t의 물이 거대한 절벽으로 빨려든다. 미국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는 이과수를 본 뒤 넋을 잃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가엾은(poor) 나이아가라!’라고.
이과수폭포 여행의 시작점은 포스두이과수시.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이과수 국립공원에 닿는다. 입구에서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5분쯤 걸으면 강 건너편에 입이 쩍 벌어지는 장관이 펼쳐진다. 하나도 아닌 수십, 수백개 폭포가 하얀 박무를 만들어내고 있다. 귀퉁이를 돌아서면 영화 ‘미션’ 촬영지로 유명한 ‘삼총사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개 폭포가 겹쳐 있는 그 절벽 바로 아래턱까지 200여m의 데크를 밟고 둘러볼 수도 있다. 한 걸음 내딛는 순간 현기증이 난다.
이과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헬기 투어가 낫다. 150달러에 육박하는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 이과수 하류에 있는 헬기장에서 강 건너 ‘악마의 목구멍’이 입을 쩍 벌린 상공에 이르는 데 걸린 시간은 5분 남짓. 3000피트 상공, 125마일의 속도로 하늘을 가르며 이과수 전체를 보는 맛은 웅장하고도 장엄하다. ‘악마의 목구멍’을 향해 하얀 포말을 쏟아내며 무서운 속도로 빨려드는 이과수의 모습에 소름이 돋는다. 브라질 최대 축제 - 삼바축제
열정의 도시 리우데자네이루를 대표하는 것은 역시 삼바축제다. 매년 2월 말~3월 사이 토요일에서 수요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리우 카니발은 브라질 최대 축제다. 카니발을 위해 만들어진 야외 공연장 ‘삼바드로모’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한다.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해마다 70만여명 인파가 코파카바나로 몰려든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 도시의 온도가 축제 기간에는 몇 도는 더 올라가는 것 같다.
삼바 퍼레이드가 시작되면 몇 조각 되지 않는 의상과 형형색색의 깃털 모자로 한껏 치장한 삼바 댄서들이 줄지어 행진한다. 세상 모든 미녀가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 같다. 농구공처럼 하늘 높이 튈 것만 같은 엉덩이, 세상을 모두 삼킬 것 같은 미소,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삼바 춤까지 여행객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꼭 2, 3월이 아닌 다른 때 이 도시를 방문해도 삼바를 만끽할 수 있다.
브라질의 맛, 슈하스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고 가방은 꼭 앞쪽으로 멘 다음 끌어안고 다니라는 충고를 들을 만큼 리우의 치안은 불안하다. 하지만 브라질 음식은 이 모든 걱정을 잊게 해준다. 브라질의 대표 요리는 ‘슈하스코’.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을 꼬챙이에 꽂아 숯불에 구운 브라질의 전통요리다. 생일이나 결혼식 등 즐거운 집안 잔치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음식인데 부위별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식당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종업원들이 두툼하게 썬 고기를 길이 1m 정도의 쇠꼬챙이에 꽂아 내온다. 굵은 소금을 뿌려서 숯불에 돌려가며 구운 고기인데 종업원은 “이걸 드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면서 고기 부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설명을 들은 뒤 본인의 취향대로 ‘먹겠다, 안 먹겠다’를 결정해서 말해주면 된다. 식당을 나서기 전까지 끊임없이, 쉴 틈 없이 가지각색의 맛있는 고기들을 들고 나온다.
달콤쌉싸름한 브라질 커피
브라질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이다. 세계 커피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품종으로 따지자면 아라비카 커피가 약 85%, 카네포라 종인 로부스타 계열의 코닐론이 15% 정도다. 워낙 커피 재배지가 많아 다양한 맛의 커피가 생산된다. 아라비카 외에도 버본과 문도노보, 카투라 등을 비롯해 심지어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의 변종까지 재배하고 있다. 브라질 커피의 대명사는 산토스(santos). 브라질 커피 중 가장 좋은 품질은 ‘산토스 No.2’로 불리며 유통된다. 핸드드립 전문점에 가면 ‘브라질 산토스 No.2’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이 커피가 브라질산이며 수출 항구명은 산토스항, 커피 등급은 No.2라는 뜻. 재미있는 것은 브라질 커피의 최고 등급은 No.1이 아니라 No.2라는 것이다. 브라질은 1이 아닌 2부터 등급을 붙이기 때문이다.
최갑수 여행작가 ssooch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