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행원들의 수다 통해 '승진 노하우' 함께 나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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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좋다
은행 여성 지점장급 이상 모임 '여성금융인네트워크'
2003년 창립…회원 100여명
여성 책임자 30% 달성 목표…후배들에 '비법' 전할 때 보람
은행 여성 지점장급 이상 모임 '여성금융인네트워크'
2003년 창립…회원 100여명
여성 책임자 30% 달성 목표…후배들에 '비법' 전할 때 보람
“‘여자니까 안 되겠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무조건 해보겠다고 손을 들어보세요.”(권선주 기업은행장)
지난 4월9일 서울 프레스센터. 은행 지점장급 이상 여성 9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단법인 ‘여성금융인네트워크’가 작년과 올해 잇달아 은행장과 임원 등으로 승진한 여성 뱅커들의 성공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별’을 단 여성 뱅커들은 남성 위주의 보수적인 은행 조직에서 성공한 비결을 전했다.
여성금융인네트워크(회장 김상경)는 은행 지점장급 이상 여성들의 모임이다. 여성 금융인의 ‘대모’로 불리는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원장이 여성 금융인의 지위 향상을 위해 2003년 만들었다. 김 회장은 국내 첫 여성 외환딜러로 유명하다. 그는 1975년 제일은행(현 SC은행)에 입행해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중국은행 등에서 일했다. 1994년 출간한 책 ‘나는 나를 베팅한다’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출범 초기 여성 금융인들의 친목 도모 성격이 강했던 여성금융인네트워크는 2007년 재정경제부의 사단법인 인가를 받고 교육사업 등을 벌이며 여성 금융인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금융위원회 소속이며 시중은행 여성 지점장 이상 100여명이 회원으로 있다. 김 회장, 권선주 행장, 오순명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김성미 기업은행 부행장, 강신숙 수협은행 부행장, 신순철 신한은행 부행장보, 김덕자 하나은행 전무, 박정림 국민은행 전무, 이남희 우리금융지주 상무, 김옥정 우리은행 상무, 장정자 김앤장 고문(전 금융감독원 국장) 등이 회장단이다.
이들은 분기별로 만나 금융권 주요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다. 지난해엔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강연했다. 올해는 1월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4월 모임 땐 외부 강연자를 초청하는 대신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인 권 행장과 여성 임원들이 강연했다.
여성금융인네트워크는 은행권 여성 리더 배출을 위한 교육도 하고 있다. 대리부터 과장, 차장을 대상으로 자기 관리, 커뮤니케이션 기술, 부하 직원 관리 등을 주제로 정기적으로 강의한다.
이들은 만날 때마다 여성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권 행장은 “남자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없다”며 항상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당부했다. 특히 남성 상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남희 상무도 “상사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이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목표는 은행권 책임자급 이상 여성 인력이 전체 여성 은행원(5만7000여명)의 30%(1만7000여명)를 넘기는 것이다. 지난해 책임자급 여성 은행원은 1만2000여명으로 전체의 23% 수준이다. 남성 책임자급 인원(4만5000여명)과 비교하면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회원 수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모임을 서울에서 열다 보니 지방은행 여성 지점장들의 회원 가입이 저조하다. 전체 은행의 여성 지점장이 300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중 3분의 1가량만 회원으로 가입한 셈이다. 김 회장은 “여성이 더 이상 남성의 보조가 아닌, 리더가 돼야 한다”며 “여성의 사회 진출이 국가 경제 발전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지난 4월9일 서울 프레스센터. 은행 지점장급 이상 여성 9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단법인 ‘여성금융인네트워크’가 작년과 올해 잇달아 은행장과 임원 등으로 승진한 여성 뱅커들의 성공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별’을 단 여성 뱅커들은 남성 위주의 보수적인 은행 조직에서 성공한 비결을 전했다.
여성금융인네트워크(회장 김상경)는 은행 지점장급 이상 여성들의 모임이다. 여성 금융인의 ‘대모’로 불리는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원장이 여성 금융인의 지위 향상을 위해 2003년 만들었다. 김 회장은 국내 첫 여성 외환딜러로 유명하다. 그는 1975년 제일은행(현 SC은행)에 입행해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중국은행 등에서 일했다. 1994년 출간한 책 ‘나는 나를 베팅한다’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출범 초기 여성 금융인들의 친목 도모 성격이 강했던 여성금융인네트워크는 2007년 재정경제부의 사단법인 인가를 받고 교육사업 등을 벌이며 여성 금융인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금융위원회 소속이며 시중은행 여성 지점장 이상 100여명이 회원으로 있다. 김 회장, 권선주 행장, 오순명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김성미 기업은행 부행장, 강신숙 수협은행 부행장, 신순철 신한은행 부행장보, 김덕자 하나은행 전무, 박정림 국민은행 전무, 이남희 우리금융지주 상무, 김옥정 우리은행 상무, 장정자 김앤장 고문(전 금융감독원 국장) 등이 회장단이다.
이들은 분기별로 만나 금융권 주요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다. 지난해엔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강연했다. 올해는 1월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4월 모임 땐 외부 강연자를 초청하는 대신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인 권 행장과 여성 임원들이 강연했다.
여성금융인네트워크는 은행권 여성 리더 배출을 위한 교육도 하고 있다. 대리부터 과장, 차장을 대상으로 자기 관리, 커뮤니케이션 기술, 부하 직원 관리 등을 주제로 정기적으로 강의한다.
이들은 만날 때마다 여성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권 행장은 “남자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없다”며 항상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당부했다. 특히 남성 상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남희 상무도 “상사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이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목표는 은행권 책임자급 이상 여성 인력이 전체 여성 은행원(5만7000여명)의 30%(1만7000여명)를 넘기는 것이다. 지난해 책임자급 여성 은행원은 1만2000여명으로 전체의 23% 수준이다. 남성 책임자급 인원(4만5000여명)과 비교하면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회원 수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모임을 서울에서 열다 보니 지방은행 여성 지점장들의 회원 가입이 저조하다. 전체 은행의 여성 지점장이 300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중 3분의 1가량만 회원으로 가입한 셈이다. 김 회장은 “여성이 더 이상 남성의 보조가 아닌, 리더가 돼야 한다”며 “여성의 사회 진출이 국가 경제 발전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