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콤한 우승 ‘입맞춤’ > KLPGA투어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백규정이 8일 롯데스카이힐제주CC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 달콤한 우승 ‘입맞춤’ > KLPGA투어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백규정이 8일 롯데스카이힐제주CC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백규정(19·CJ오쇼핑)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4회 롯데칸타타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54홀 최소타 타이 기록을 작성하며 시즌 2승째를 올렸다.

백규정은 8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제주C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와이어-투-와이어’(첫날부터 선두를 뺏기지 않음) 우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우승상금 1억원에다 내년 미국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 출전권을 획득했다.

18언더파는 대회 최소타 신기록이며 2009년 KLPGA선수권대회에서 이정은이 작성한 투어 54홀 최소타 기록과 같다. 백규정은 첫날 18홀 대회 최소타 타이 기록(8언더파)에 이어 2라운드까지 합계 15언더파로 대회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전 대회 최소타는 2011년 유소연이 기록한 합계 14언더파 202타였다.

지난해 말 KLPGA투어 시드전을 수석으로 통과한 백규정은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에서 데뷔 첫 승을 따낸 데 이어 두 달이 안돼 승수를 추가함으로써 신인상뿐만 아니라 대상, 상금왕까지 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사흘 내내 제주도 특유의 바람이 불지 않아 좋은 스코어가 쏟아졌다. 2위에 6타 앞선 채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백규정은 1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쳤으나 칩인 버디를 잡은 데 이어 2번홀(파4)에서도 4m 버디를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4번홀(파5)에서 1.2m 버디 기회를 놓친 뒤 5번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 우측 벙커에 빠져 위기를 맞았으나 2.5m 파세이브 퍼팅을 성공시켰다. 백규정은 7번홀(파4) 2.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합계 18언더파로 54홀 최소타 타이 기록을 만들었다. 8번홀(파3)에서는 50㎝ 버디 찬스를 아쉽게 놓쳤다.

남은 홀은 우승 경쟁보다는 백규정의 54홀 최소타 기록 경신 여부로 모아졌다. 백규정은 이후 지리한 파 행진을 거듭하다가 16번홀(파4)에서 그린을 미스한 뒤 2m 파세이브 퍼팅을 놓치며 54홀 최소타 타이 기록에도 멀어지고 이날만 8타를 줄인 장하나(23·비씨카드)에게 1타 차 추격을 허용하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백규정은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바로 앞에 세워 버디를 기록, 다시 합계 18언더파로 올라서며 장하나와 2타 차로 벌렸다. 18번홀(파5)에서는 최소타 신기록을 수립할 수 있는 2.5m 버디 찬스를 맞았으나 볼이 아쉽게 홀을 외면했다.

백규정은 “후반 들어 긴장되면서 떨렸는데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았던 것이 우승이 원동력이 됐다”며 “54홀 코스레코드를 오늘 오전에 듣고 알게 됐는데 내내 신경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KLPGA투어에서 신인이 한 시즌에 2승 이상을 한 것은 2006년 신지애 이후 8년 만이다.

장하나는 코스 레코드 타이 기록인 8언더파 64를 몰아치며 합계 16언더파로 2위를 차지했다. 장하나는 백규정이 우승한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을 했다. 김효주(19·롯데)는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아 합계 15언더파 3위를 기록했다. 지난주 E1채리티오픈에서 우승한 허윤경(24)은 합계 9언더파 공동 5위를 기록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