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유업체의 분유 재고가 쌓이고 있다. 원유가격 연동제로 공급가격이 정해진 탓에 공급이 늘어도 마음대로 값을 내리지 못하는 업체들은 재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일 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분유재고량은 18만5856t으로 집계됐다. 2003년 6월(17만9506t)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다. 지난해 4월 12만928t과 비교하면 53.7% 늘었다.

유업체들은 우유를 생산한 뒤 남은 원유는 유통기한이 더 긴 분유 형태로 만들어 저장하는데, 원유 생산이 급증하면서 분유 재고가 쌓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농 농가의 모임인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3월과 4월 원유생산량은 각각 19만4326t과 19만2261t이었다. 지난해 3월의 18만2950t과 4월의 18만2249t보다 각각 6.2%, 5.5% 증가한 수치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올해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젖소의 원유 생산능력이 오른 데다 최근 사료값이 내려 농가가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가의 생산량을 모두 수매해야 하는 ‘쿼터제’가 있어 재고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주요 유업체들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감소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