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올 들어 점포를 한 곳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 3사는 매년 적게는 10여개에서 많게는 20개 이상의 점포를 새로 냈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신규 출점이 전무하다.

소비 침체로 대형마트 성장이 둔화된 데다 월 2회 의무휴업과 전통시장 주변에 대형마트 출점을 제한하는 규제까지 겹친 탓이다. 대형마트 3사의 점포 수가 각각 100개씩을 넘고 있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성장 멈춘 대형마트, 2014년 들어 신규 출점 '전무'
이마트는 지난 상반기 신규 출점을 하지 못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안에 6개 점포를 새로 낸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지만, 아직까지 새 점포를 한 곳도 열지 못했다. 지난해 8월 경기 남양주시 별내점을 낸 것이 마지막 출점이었다. 이후 10개월간 이마트 국내 점포 수는 148개로 변화가 없다. 이마트는 연내 세종시와 경기도 신도시 2~3곳에 점포를 낸다는 방침이지만 개장일이 확정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작년 11월 서울 상봉점을 끝으로 출점이 중단됐다. 연내 세종시에 새 점포를 낸다는 방침이었지만 이마저도 공사 일정이 지연돼 개장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갔다. 이 때문에 창립 15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점포 없이 해를 넘길 위기에 처했다.

롯데마트는 작년 12월 아산터미널점을 낸 뒤 출점을 못했다. 롯데마트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과 수원역 롯데몰 등 롯데그룹 차원에서 건설 중인 복합쇼핑몰에 하반기 중 부속 시설로 입점할 계획이다. 그러나 독립 점포 출점 계획은 불투명하다.

영업규제와 소비 침체로 대형마트 성장이 정체되면서 신규 출점이 줄어들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월 2회 의무휴업 등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2012년 4월 처음 시행돼 같은 해 말 대형마트 3사 전 점포로 확산됐다. 3사의 연간 신규 출점 수는 2011년 18개에서 2012년 25개로 늘었다가 지난해 14개로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2년까지는 기존에 출점을 추진하던 곳이 있어 점포를 낼 수 있었지만 영업규제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는 신규 부지 확보도 중단됐다”고 말했다.

출점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규정도 있다. 지난해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에서 1㎞ 이내 지역에 들어서려 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이 출점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점포를 내는 과정에서 전통시장 상인 등 이해관계자와 갈등을 조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대형마트 출점 계획이 알려지면 주변 상인들이 개장을 연기하거나 영업시간을 제한해 달라며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을 신청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업조정이 걸리면 보통 6개월 이상 개장이 연기된다”고 말했다.

소비 침체 속에 출점마저 막히면서 대형마트 매출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3.5% 줄어든 데 이어 올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0%대 성장에 그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 들어 5월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줄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도 매출이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