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녀 연하남' 여성들의 판타지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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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혁 전문기자의 대중문화 리포트
로맨스 패턴의 새 바람…신데렐라보다 현실적
로맨스 패턴의 새 바람…신데렐라보다 현실적
부잣집 며느리 백연희(장서희)가 3년째 임신을 못하고 구박당한다. 그의 불임은 아버지의 반대로 첫사랑 동현과 강제로 헤어질 때 몸을 크게 다쳤기 때문이다. 그때 동현도 사고로 숨지자 동현의 여동생 화영(이채영)은 복수를 위해 백연희 집안의 대리모가 된다. 처절한 복수를 꿈꾸는 여인과 자신의 인생과 아이를 지키려는 여인 간의 대결을 예고한다. 백연희를 사랑하는 남편 정병국 역은 장서희보다 네 살 아래인 신인 황동우가 맡아 ‘연상녀-연하남(이하 ‘연하남’) 커플’로 등장한다.
지난 3일 첫 방송한 KBS 2TV 저녁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극본 황순영, 연출 곽기원 백상훈)는 시청률 15%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장서희-황동우 커플은 최근 방송 지상파와 케이블 드라마에 불고 있는 연하남 커플 붐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이보영-이종석 커플에 이어 올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과 김수현이 연하남 커플로 나서 히트한 게 기폭제로 작용했다. 30~40대 여배우와 20대 연하남 조합이 많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분위기의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이 방송 중인 미니시리즈 ‘마녀의 연애’에는 극중 14세 차이인 연하남 커플이 주인공이다. 여기자 반지연(엄정화)이 잠복근무를 하다가 만난 아르바이트생 윤동하(박서준)와 깊은 관계에 빠진 것. 그렇지만 동하는 연하남답지 않게 듬직하게 지연을 보살핀다.
구혜선과 이상윤이 연하남 커플로 나선 SBS ‘엔젤아이즈’에서는 첫사랑을 10여년간 잊지 않고 있는 순정파 남자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려낸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김현숙-한기웅 커플은 직장에서 노처녀와 부하 직원 간 로맨스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에서 이민정-서강준, 고려시대 공녀로 끌려가 원나라 황후에 오른 실화를 모티프로 만든 사극 ‘기황후’에서 하지원-지창욱, 40대 유부녀 음악가와 20대 천재 연주자 간 불륜을 그린 jtbc ‘밀회’에서 김희애-유아인 등도 연하남 커플로 인기를 얻었다.
이들은 현시대의 연애 트렌드를 대변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하남 커플의 혼인 건수가 4만1300건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가장 많았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경제력을 갖추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드라마에서 연하남 커플은 연애에 대한 묘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직장생활에서 여자가 힘들어 할 때 연하남이 곁에서 달콤하게 위로해준다. 때로는 “결혼하자”며 무턱대고 들이대는, 귀여움까지 갖췄다. 이들은 ‘누나’들의 판타지를 한껏 자극함으로써 여성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준다. 김지연 tvN PD는 “연하남 커플이 더 이상 이색적인 커플이 아니라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부러운 커플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연상연하 커플은 빈부 차나 신분 차이 등 계층을 넘어서는 기존 로맨스 패턴에서 벗어나 가부장적인 나이 차를 전복시키는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김수정 충남대 교수(드라마 평론가)는 “연상녀들이 전문직이거나 물질적으로 성취한 여성이라는 설정은 한계점으로 지적되지만 늘 올바르고 똑똑한 신데렐라보다는 더 현실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지난 3일 첫 방송한 KBS 2TV 저녁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극본 황순영, 연출 곽기원 백상훈)는 시청률 15%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장서희-황동우 커플은 최근 방송 지상파와 케이블 드라마에 불고 있는 연하남 커플 붐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이보영-이종석 커플에 이어 올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과 김수현이 연하남 커플로 나서 히트한 게 기폭제로 작용했다. 30~40대 여배우와 20대 연하남 조합이 많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분위기의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이 방송 중인 미니시리즈 ‘마녀의 연애’에는 극중 14세 차이인 연하남 커플이 주인공이다. 여기자 반지연(엄정화)이 잠복근무를 하다가 만난 아르바이트생 윤동하(박서준)와 깊은 관계에 빠진 것. 그렇지만 동하는 연하남답지 않게 듬직하게 지연을 보살핀다.
구혜선과 이상윤이 연하남 커플로 나선 SBS ‘엔젤아이즈’에서는 첫사랑을 10여년간 잊지 않고 있는 순정파 남자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려낸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김현숙-한기웅 커플은 직장에서 노처녀와 부하 직원 간 로맨스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에서 이민정-서강준, 고려시대 공녀로 끌려가 원나라 황후에 오른 실화를 모티프로 만든 사극 ‘기황후’에서 하지원-지창욱, 40대 유부녀 음악가와 20대 천재 연주자 간 불륜을 그린 jtbc ‘밀회’에서 김희애-유아인 등도 연하남 커플로 인기를 얻었다.
이들은 현시대의 연애 트렌드를 대변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하남 커플의 혼인 건수가 4만1300건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가장 많았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경제력을 갖추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드라마에서 연하남 커플은 연애에 대한 묘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직장생활에서 여자가 힘들어 할 때 연하남이 곁에서 달콤하게 위로해준다. 때로는 “결혼하자”며 무턱대고 들이대는, 귀여움까지 갖췄다. 이들은 ‘누나’들의 판타지를 한껏 자극함으로써 여성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준다. 김지연 tvN PD는 “연하남 커플이 더 이상 이색적인 커플이 아니라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부러운 커플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연상연하 커플은 빈부 차나 신분 차이 등 계층을 넘어서는 기존 로맨스 패턴에서 벗어나 가부장적인 나이 차를 전복시키는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김수정 충남대 교수(드라마 평론가)는 “연상녀들이 전문직이거나 물질적으로 성취한 여성이라는 설정은 한계점으로 지적되지만 늘 올바르고 똑똑한 신데렐라보다는 더 현실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