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원맨 밴드 ‘허밍어반스테레오’의 이지린 씨.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원맨 밴드 ‘허밍어반스테레오’의 이지린 씨.
“귀여워 귀여워 웃을 때 귀여워/너무 귀여운 나만의 연인 그대/멋있어 멋있어 너무 멋있어서/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걸 어떡해.”

‘허밍어반스테레오’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도 이 노래 가사를 본다면 어렵지 않게 멜로디를 흥얼거릴 수 있을 것이다. 이 곡 ‘하와이안 커플’을 만든 허밍어반스테레오는 작곡가 겸 보컬 이지린 씨의 ‘원맨 밴드’다. 본인이 노래를 직접 부르기도 하지만 곡마다 콘셉트에 맞는 여성 보컬과 함께 노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요조, 타루, 애즈원, 왁스 등 가수는 물론 최강희, 유인나 같은 배우들도 그의 작업에 참여했다.

그가 최근 데뷔 10주년을 맞아 자신의 대표곡 5곡을 새로 만든 기념 앨범 ‘리폼(Reform)’을 내놨다. ‘하와이안 커플’ ‘지랄’ ‘스컬리 더즌트 노(Skully Doesn’t know)’ ‘인섬니아(Insomnia)’ ‘샐러드 기념일’을 리메이크했다.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만난 이씨는 “지난 10년 동안 특별히 ‘딴짓’하지 않고 묵묵히 음악을 해왔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며 “방송 활동이나 공연을 잘하지 않는 만큼 팬들에게 주는 일종의 ‘선물’과 같은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는 나르샤(지랄), 지나(스컬리 더즌트 노), NS윤지(인섬니아),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의 애슐리(하와이안 커플) 등이 참여했다. 원곡과는 다른 가수들과 함께 작업해 새로운 느낌을 줬다는 설명이다.

이씨의 노래 대부분은 경쾌한 음악에 여성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얹어 여성 팬이 많다. “여성 보컬이 노래 부르는 곡이 많아 여성의 시각에서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남자 가사를 쓰면 제 얘기인 것 같아 속마음을 들키는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데뷔 앨범에 참여했던 요조는 ‘동네 친구’였다. 초창기에는 이처럼 알음알음 인맥으로 보컬을 찾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일이 됐다. “이 사람을 염두에 두고 곡을 썼는데 스케줄이나 콘셉트 문제로 거절당했을 때가 가장 막막했어요. 가창력도 중요하지만 제 노래 특성상 목소리의 톤이나 느낌을 더 많이 봐요. ‘넌 그날’을 부른 유인나 씨는 시트콤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보니 목소리가 정말 좋아 섭외하게 됐죠.”

그는 연내 두 장의 앨범을 더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음반이 히트곡 모음집이라면 다음 앨범은 광고에 쓰였거나 해외 가수에게 줬던 곡들을 새롭게 만들 계획이다. 그 다음에는 정규 5집 음반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이렇게 한 해 동안 3부작을 내놓은 다음 2년 정도는 공연이나 DJ 같은 다른 일에 더 집중하려고요. 아, 새 음반에선 꼭 나미 선생님과 함께 작업하고 싶네요.”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