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규정은 지난 8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골프장에서 끝난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면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열린 '메트라이프-한경KLPGA챔피언십'에 출전한 백규정(19·CJ오쇼핑)이 퍼팅을 마친뒤 감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정우 기자/ 사진= 한경DB
백규정은 지난 8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골프장에서 끝난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면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열린 '메트라이프-한경KLPGA챔피언십'에 출전한 백규정(19·CJ오쇼핑)이 퍼팅을 마친뒤 감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정우 기자/ 사진= 한경DB
[유정우 기자] "좀처럼 떠는 스타일이 아닌데, 솔직히 마지막 라운드 후반엔 많이 긴장 됐어요. 다행히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우승을 직감했습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괴물' 신인이 등장했다. 우승 소감을 전하는 백규정(19·CJ오쇼핑)의 전화 목소리는 차분하고 당찼다.

백규정은 지난 8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골프장에서 끝난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면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98타는 역대 KLPGA 투어 54홀 성적으로는 최소타 타이 기록이다.

또 백규정은 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단 한차례도 선두를 허용하지 않는 저력을 선보이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까지 일궈내며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백규정의 우승은 지난 4월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4'에 이어 올 시즌만 벌써 두번째다.

KLPGA투어에서 신인 선수가 첫 시즌 2승 이상을 거둔 경우는 지난 2006년 신지애(26)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같은 기간 국가대표를 지내며 2012년 '슈퍼루키'로 해성처럼 등장한 김효주를 능가하는 '괴물 신인'이 등장했다는 평이 쏱아지는 이유다.

백규정에게 혜성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 이미 '절친'인 김효주와 또 다른 '루키' 김민선과 함께 2012년 11월 '터키 세계아마추어여자골프대회' 단체전 우승을 달성하면서 일찌감치 슈퍼스타가 될 기대주로 주목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바뀐 협회 규정 등의 문제로 지난해부터 KLPGA 2부격인 드림투어에 몸 담아야 했다.

기회는 2부 투어 한 시즌이 마무리 될 무렵 찾아왔다. 백규정은 지난해 말 'KLPGA투어 최종 시드전'을 수석으로 통과하며 KLPGA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올 시즌 KLPGA 개막전이자 자신의 데뷰전이었던 '스윙잉 스커츠 월드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공동4위에 랭크되면서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프로 첫승은 예상보다 빨랐다. 백규정은 지난 4월 국내 개막 두번째 대회로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4'에서 최종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를 적어내며 장하나(22.BC카드)를 2타차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기본기가 탄탄하고 체력까지 좋은 백규정이 시즌 초반 첫승에 이어 두 달이 채 안된 상황에서 승수를 추가했기 때문에 올시즌 KLPGA 신인왕 뿐아니라 다승왕과 상금왕, 대상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입을 모은다.

백규정도 신인상 만큼은 반드시 차지한다는 각오다. 백규정은 "목표는 당연히 신인왕"이라고 강조하면서 "시즌 초 2승을 챙겨 편안한 마음으로 페이스를 조절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력만 믿던 아마추어 시절이 아닌 만큼, 철저한 자기 관리와 연습을 통해 평생 단 한번뿐인 신인왕 만큼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