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social) 로컬(local) 모바일(mobile). 이들 세 단어를 결합한 ‘솔로모(SoLoMo)’가 글로벌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벤처투자가인 존 도어의 말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로컬(지역) 비즈니스, 모바일 기술을 결합한 ‘위치 기반 서비스’가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의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널리 보급되면서 사용자들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각종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지도 서비스 분야의 절대 강자인 구글에 맞서 최근엔 페이스북과 텐센트 등 글로벌 인터넷업체들이 SNS, 모바일 메신저 등을 내세워 위치 기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 '위치기반' 서비스서 금맥 캔다
○위치 기반 생활정보 확대

페이스북은 최근 북미에서 레스토랑 페이지에 ‘음식 메뉴’를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을 담는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북미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자신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홍보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미국 IT 전문매체인 시넷은 “페이스북이 단순히 소셜 네트워크 기능을 넘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북미 최대 레스토랑 정보 사이트인 ‘옐프’ 등을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옐프는 사용자의 위치에 기반해 레스토랑 등 각종 생활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로, 월 이용자가 1억7000만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생활정보 기능을 더해 소셜 커머스(상거래) 시장에 진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최근 페이스북이 스마트폰의 위치확인시스템(GPS)을 기반으로 이용자들끼리 가까이 있는 친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북미에서 선보인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풀이했다.

중국 인터넷 업체들도 위치 기반 서비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을 보유한 텐센트는 올초 중국판 옐프로 불리는 디안핑에 4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6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메신저 위챗에 다양한 지역정보를 결합해 수익을 내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위치 기반 상거래 노린다

국내 IT 기업들도 차세대 온·오프라인 상거래 시장을 노리며 위치 기반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를 보유한 SK플래닛은 최근 ‘넥스트 커머스’라는 이름으로 위치 기반 사업에 나섰다.

김지현 SK플래닛 커머스사업개발실장은 “소비자에게 맞춤형 쇼핑 정보와 쿠폰 등을 제공해 오프라인 상거래를 활성화시킨 뒤 이에 따른 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라며 “소비자는 쇼핑가를 지날 때 자동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인근 상점의 할인 쿠폰과 쇼핑 안내 등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위치 기반 SNS도 확산되는 추세다. 대표적 위치 기반 SNS인 씨온(SeeOn)은 자영업자 등이 상점을 홍보할 수 있는 ‘씨온샵’을 서비스 중이다. 안병익 씨온 대표는 “SNS나 소셜 커머스에 위치 기반 서비스가 결합하면 자영업자들이 점포 주변에 있는 소비자와 쉽게 교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 업체들도 지도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차세대 먹거리로 위치 기반 서비스를 키우고 있다. 네이버에서 지도 서비스를 담당하는 김민오 부장은 “구글 애플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위치 서비스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구글 글라스와 같은 ‘웨어러블(입는) 기기’가 보편화되는 미래 사회에서는 위치 기반 상거래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