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6일째다. 아직도 12명이 행방불명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에서 오매불망 그들이 돌아오기를 기도하고 있다. 물론 가족들의 슬픔과 아픔은 그들만의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이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50일간이나 고생하고 있는 민간 잠수사들과 자원봉사자, 그리고 관계 공무원들에게도 세월호는 깊은 아픔이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도 가족 다음으로 그 아픔을 온몸으로 겪어내고 있는 사람의 하나다. 아직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그는 간이침대에서 자고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하면서 인양작업과 사후처리 등을 지휘하고 있다. 아마도 현장에 남는 마지막 한 사람이 되겠다는 사명감일 것이다. 그는 최근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자원봉사자나 잠수사들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크다”며 “이곳에서 진정한 애국자를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이 직접 구조한 인원만 40~50명에 이르는 해경의 권재준 경장도 숨어있는 영웅이다. 그는 사고 당시 헬기에서 직접 바다로 뛰어내려 가라앉는 배의 좌현과 우현을 헤엄쳐 다니면서 사람들을 구조해냈다. 권 경장처럼 영웅적으로 활동한 구조요원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민간 잠수사들의 고생도 이루 형언하기가 힘들다. 이들은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며 실종자들을 찾고 있다.

모두 자랑스런 한국인이요 영웅들이다. 하지만 한국 언론이나 정치권은 이들에게 너무도 독한 비판을 내뱉고 있다. 해양경찰엔 더욱 냉혹하다. 그 결과 조직의 해체라는 치명적 불명예를 뒤집어 쓰고 말았다. 원로 언론인 조갑제 씨는 “한국 언론들은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하면서 수십명을 구조한 해경구조대를 얼치기라고 매도하고 역적 취급까지 한다”고 개탄했다. 어느 국회의원은 실제 현장의 일도 모르면서 해양경찰대가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말을 내뱉고도 있다.

물론 워낙 사건 자체의 충격이 컸던 탓일 것이다.

그러나 권재준 같은 영웅도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는 기억해 내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끝까지 현장에 남아있는 이주영 같은 공직자도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