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주스, 경쟁 진해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미국 플로리다 지역의 오렌지주스 수입이 큰 폭으로 늘면서 프리미엄 주스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프리미엄 냉장주스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6% 증가했다. 프리미엄 냉장주스는 과일을 그대로 짜낸 ‘착즙주스’와 착즙 원액에 물을 섞은 ‘농축환원주스’를 의미한다. 같은 기간 일반 냉장주스 매출이 22.7% 줄어든 가운데 프리미엄급 제품만 크게 성장했다.

프리미엄 주스, 경쟁 진해졌다
식품·유통업체들도 신제품을 내놓거나 제품을 리뉴얼하는 등 고급 주스 시장에서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냉장주스 ‘앳홈’을 지난달 전면 리뉴얼했다. 편의점 CU는 자체상표(PB) 제품인 ‘CU플로리다 주스’를 출시했다. 편의점 PB 주스 중 프리미엄급 제품을 선보인 것은 CU가 처음이다.

고급 오렌지주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산 오렌지주스가 대량으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국은 올 들어 4월까지 총 1320만갤런의 미국산 오렌지주스를 수입했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수입한 물량(1650만갤런)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1년에 비해서는 4배로 늘었다. 한국은 3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산 오렌지주스 수입량에서 8위였지만 올해는 캐나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수입량이 늘어난 것은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산 오렌지주스에 대한 관세 54%가 사라지면서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논란이 됐던 미국산 오렌지주스의 원산지 위반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 올해 미국산 오렌지주스 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재 프리미엄 냉장주스 시장은 연간 300억원대로 추산된다. 올해는 이보다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기존 업체들은 가격을 낮추거나 품질을 높여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착즙주스 시장을 개척했던 풀무원은 지난달 아임리얼 오렌지 제품 가격을 400원 인하했다. 풀무원은 관세 부담이 줄면서 가격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출시한 ‘플로리다 내추럴’의 품질 경쟁력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은 비싸더라도 몸에 좋은 주스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강영연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