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현금성 자산 두둑…PBR 0.7배…템플턴운용·국민연금 꾸준히 러브콜
LF(옛 LG패션)는 지난 1분기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올 들어 주가도 3만37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20% 넘게 빠졌다. 2분기 실적도 드라마틱한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일본 진출을 가시화하는 등 차기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고, 대규모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이 장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자가 템플턴자산운용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템플턴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은 작년 말 8.21%(239만9389주)였던 LF 보유비중을 올 들어 8.22%(240만4692주)로 소폭 늘렸다. 이 운용사는 처음으로 보유비중이 5%를 넘어선 지난해 3월 이후에도 꾸준히 LF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국민연금도 3월 말 현재 이 회사 주식을 9.93%(290만2561주) 갖고 있다.
LF, 현금성 자산 두둑…PBR 0.7배…템플턴운용·국민연금 꾸준히 러브콜
중저가 브랜드 난립에 따른 국내 패션업계 경쟁 심화 등 부진한 의류 업황을 감안할 때 LF의 실적 개선은 올 연말께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이탈리아 등 해외 법인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3분기까지는 이익 정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가는 이미 실적 부진을 선반영해 저평가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LF의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8.6배로 업종평균(17.9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6배로 1배 미만이다. 업종 평균은 2.28배다.

서영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LF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3월 말 기준 2919억원)이 시가총액(7600억원)의 40%에 육박한다는 점만 봐도 현재 주가 수준은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사명 변경 이후 신사업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남욱진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1분기 신규사업 발굴을 위한 조직이 신설돼 패션업 이외 내수산업 진출이나 해외사업 확대 등의 성장성 강화 방안이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께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들 전문가는 LF에 대해 3만2000~3만5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