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투證 품은 농협금융, 통합 첫 단추는 '단체미팅'
“회장님, 우리투자증권에 젊고 똑똑한 남자 직원이 많다던데 저희 시집 좀 보내주세요.”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은 최근 서울 신촌에 있는 농협은행 업무지원센터를 방문했다가 한 여직원으로부터 이 같은 건의를 받았다. 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3개사를 품에 안으면서 식구가 됐으니 농협은행의 미혼 임직원과 우투증권 등 3개사의 미혼 임직원 간 ‘단체 미팅’을 주선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과 우투증권 등의 화학적 결합에 ‘혼사’만큼이나 도움되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즉시 농협금융 PMI(인수 후 통합) 추진단에 미팅 주선 업무를 지시했다. 마침 PMI 추진단도 비슷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다만 NH농협증권과 우투증권 임직원 간 미팅만 생각하던 중 임 회장의 지시를 받고 범농협금융 계열사로 대상을 확대했다.

시중은행의 임직원 단체 미팅은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농협금융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처음 준비하는 단체 미팅이라 예상 신청 인원 등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려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임 회장의 폭넓은 현장경영이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데 큰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임 회장은 올해 29차례의 현장방문 계획을 잡고 차근차근 실천하고 있다. 그는 “현장에서 직접 직원을 만나면 미팅주선 요청처럼 살아있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