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우리은행 ‘지분 30%를 통째로 살 그룹’과 ‘지분 10% 미만만 인수할 그룹’으로 따로 나눠 동시에 입찰을 진행하는 ‘두 갈래 매각’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지분 30%를 단일 주주에 매각해 확실한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취지다. 신 위원장이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지 5월22일자 A1, 14면 참조

신 위원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은 경영권에 관심이 있는 그룹과 경영권에 관심이 없는 재무적 투자자 그룹으로 나눠서 (매각을) 하려고 한다”며 “경영권 매각은 30% 정도, 재무적 투자자들 대상은 10% 미만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분 30%를 파는 일반경쟁에서 유찰될 경우 그것만 나중에 다시 팔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신 위원장은 금융회사의 준법감시인 기능을 확대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감사와 준법감시인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준법감시인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에 배치, CEO가 준법감시인의 의견을 들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KB금융그룹의 내분 사태를 묻는 질문엔 “기본의 문제이고, 금융 모럴(도덕)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금융지주회사 무용론에 대해선 “성공적으로 지주회사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며 “제도의 문제라기보다 운용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