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구한 유니나 씨 가족 품에
"친구같은 니나짱…기억할게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9일 치러진 조요셉 군 가족 합동영결식에서 운구 행렬이 병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406/AA.8761004.1.jpg)
조군은 아빠 출장 일정에 맞춰 엄마와 형과 함께 제주도로 현장체험학습을 떠났다가 가족을 모두 잃었다. 형과 엄마가 지난달 18, 22일 주검으로 발견됐고, 아빠는 사고 53일째인 지난 5일 침몰 지점에서 약 40㎞ 떨어진 바다에서 수습됐다.
장례 기간에 조군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일곱 살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가족의 운구 행렬을 보자 그제야 슬픔을 크게 실감한 듯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한 친척은 “가자, 이제 가야 한다”며 설득했고, 조군은 친척의 품에 안긴 채 운구 차량에 몸을 실었다.
영결식 내내 친인척 및 지인들은 조군의 미래를 걱정하며 눈물을 흘렸다. 조군의 가족들이 다니던 부천 한빛교회 김병수 목사는 장례 예배에서 “앞으로 이 땅에서 아이가 평탄하게 살아가도록, 그리고 떠난 가족이 미처 이루지 못한 일들을 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많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곳곳에서 “요셉이 어쩌나”는 목소리가 들렸다.
조군의 외삼촌 지성진 씨는 “아이가 빨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게 해야 할 것 같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국가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군은 현재 외삼촌 집 근처 학교로 전학해 다니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고려대 안산병원 1층에는 유니나 단원고 교사(28·2학년 1반 담임)의 시신을 태운 구급차가 도착했다. 그는 지난 8일 오전 10시35분께 세월호 3층 식당 의자 밑에서 구명동의도 착용하지 않은 채 발견됐다.
생존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유 교사는 사고 당시 탈출이 쉬운 5층 객실에 머물다 학생들을 구조하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 실종됐다. 10개반 중 가장 많은 1반 학생들(19명)이 탈출해 구조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살신성인’ 덕분이었다.
하지만 유 교사는 사고 54일 만에야 싸늘한 시신으로 가족 품에 돌아왔다. 그의 이모부 천모씨는 “제자를 19명이나 구했고, 선생님으로서 할 일을 다했다”며 애써 슬픔을 추슬렀다.
유 교사는 학생들로부터 ‘니나짱’으로 불린 친근한 선생님이었다. 그의 제자인 대학생 김동연 씨(19·여)는 “학급 친구들이 돈을 모아 옷을 사드리자 아이처럼 좋아하며 눈물을 터뜨렸던 니나짱이 기억난다”며 “애니메이션 동아리를 지도하며 학생들과 친구처럼 어울렸던 선생님”이라고 회상했다. 그의 제자들은 ‘니나짱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울먹였다.
김태호/안산=오형주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