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날려酒오] 맥주·양주·소주·와인…당신의 酒종목은?
여름철은 주류업계의 최대 대목이다. 여름철 나들이객이 늘어나면서 주류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월드컵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원한 맛이 일품인 맥주와 판매가 늘어나는 와인은 물론 치열한 저도주 경쟁에 돌입한 소주와 반등의 기회를 노리는 양주 등 모든 주류 업체들이 여름철 장사를 크게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맥주시장은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의 3파전이 뜨겁다. 오비맥주는 AB인베브 품에 다시 안기면서 월드컵 공식 맥주 타이틀을 달고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수입 맥주인 버드와이저 패키지를 리뉴얼해 월드컵 트로피 모양을 새겨 판매하고 있다. 카스 후레쉬는 국산 맥주로는 처음 월드컵 공식 맥주로 선정된 후 TV광고를 본격 시작했다.

하이트진로는 새로워진 ‘뉴 하이트’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입혔다. 12만상자만 한정 생산한 제품으로 손흥민 이청용 기성용 등 국가대표 선수들의 실제 사진을 디자인에 사용해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강조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주류는 전지현 씨를 활용해 클라우드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시작한 TV광고에서 전씨는 고급 맥주를 상징하는 골드 드레스를 입고 클라우드가 프리미엄급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롯데주류는 TV광고에 이어 인쇄매체와 온라인에서도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소주업체들은 저도주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 2월 ‘처음처럼’의 도수를 19도에서 18도로 낮췄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선점해 저도주 시장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가 곧이어 1위 소주인 ‘참이슬’의 도수를 0.5도 낮춘 18.5도 제품을 선보여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순한 참이슬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소주업체들도 저도주 시장의 핵이다. 16.9도의 ‘좋은데이’ 등 저도주로 유명한 경남지역 소주업체인 무학은 수도권에 본격 진출할 채비를 갖췄다. 대형 유통채널과 일반 영업점 등에 올해 제품을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보해’는 17.5도의 ‘아홉시반’을 출시하면서 소주 용량을 15mL 늘려 경쟁사와 차별화했다.

부진의 늪에 빠졌던 양주업체들은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위스키 출고량은 43만1455상자로 작년 동기에 비해 4.3% 떨어졌다. 지난해 국내 양주 시장이 12.8%나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감소폭이 둔화한 셈이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위스키는 디아지오의 ‘윈저’다. 디아지오는 윈저를 기반으로 올 1분기 17만5319상자를 판매했다.

12만7244상자를 판매한 시장 2위 페르노리카는 임페리얼 20주년을 계기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 제품은 20년 이상 숙성한 스카치 위스키 원액을 김영세 디자이너가 기획한 청자와 백자 모양의 병에 담은 제품이다. 태극 문양과 사괘가 그려진 프레임이 특징이다. 17일까지만 한정 판매한다.

위스키 업계의 신흥 강자 ‘골든블루’는 올해도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36.5도의 저도 양주 시대를 연 골든블루의 출고량은 1분기 2만3224상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60% 성장했다. 골든블루는 지난달 출시한 프리미엄 위스키 ‘골든블루 더 다이아몬드’ 판매를 올해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고급 문화로 여겨지던 와인은 대중화하고 있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중저가 와인의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 이마트는 칠레 와이너리 ‘콘차 이 토로’와 손잡고 내놓은 ‘디아블로 콜렉션 타임투비 어 데빌’을 적극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2만4000병 한정 수입한 것으로 ‘붉은 악마’를 내세운 월드컵 마케팅과 연계해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와이너리와 손잡고 생산한 트루아젤 3종을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연간 50만병 이상이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2년부터 판매하고 있는 1.5L 페트 와인도 인기 품목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와인 수입 업체인 아영FBC는 어디서나 바로 마실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타입의 와인을 적극 소개하고 있다. 단맛이 강한 스파클링 와인 ‘미니엠’이 대표 상품이다. 와인 베이스에 사과나 키위향 등을 넣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음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