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뜬 상품 & 하반기 전략] 은퇴후 소득공백기 '가교형 연금' 대세…80세 가입·100세 보장…암보험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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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보험업계를 휩쓴 상품은 암보험과 연금상품으로 요약된다. 기대수명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살아있을 때 보험을 통한 더 많은 혜택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져서다.
갈수록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암에 대비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보험사들은 다양한 구조의 암보험을 선보였다. 암 진행 단계에 따라 보험금을 달리 주거나, 가족력이 있는 암만 집중해서 보장받을 수 있는 식이다. 연금상품 역시 은퇴 시점과 생애 주기 등을 고려해 연금 수령 시점과 금액을 달리 할 수 있는 맞춤형 상품이 주를 이뤘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보험시장에서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어 하반기에도 새로운 구조의 연금상품이 잇따라 나올 전망이다. ○관심 커진 암보험…선택폭 확대
암보험은 각 보험사에서 상반기에 가장 많이 팔린 상품 중 하나다. 한때 암보험은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보험금 비율)이 치솟으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암 발병률 등 관련 통계가 쌓이고 암보험을 찾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면서 대형사를 중심으로 암보험이 다시 출시됐다.
여기에는 저성장·저금리 시대 고착화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보험사들이 질병 등을 보장하는 보장성보험 확대를 수익구조 개선의 핵심 목표로 삼은 영향도 있다. 다만 예전에는 암 종류와 상관없이 같은 보험금을 지급했다면 최근에는 비교적 치료가 쉬운 암은 보험금을 대폭 줄이고, 치료비가 많이 드는 암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상품 구조가 바뀌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앞다퉈 암보험을 출시하면서 암보험 시장이 달아올랐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상품들이 개발됐다.
암이 재발하더라도 여러 번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현대해상의 ‘계속 받는 암보험’은 국내 최초로 암의 재진단 횟수에 제한 없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작년 6월 출시 이후 올 5월까지 약 1년 동안 29만명이 가입했다. LIG손해보험의 ‘LIG 110 메디케어 건강보험’ 역시 암 진단비를 최대 다섯 번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흥국생명이 출시한 ‘더 드림 스테이지 암보험’은 독특한 상품 구조로 인기를 끈 경우다. 이 상품은 월 가입자가 1만~2만명에 달해 중소형사로는 꽤 높은 실적을 내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고령자 전용 암보험이 대거 등장한 것도 눈에 띈다. 기존 암보험이 60세 이하 건강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라면 고령자 전용 암보험은 최대 80세까지 가입 연령을 확대하고, 보장기간도 100세까지로 늘렸다. ○수요 몰린 연금상품의 진화
연금상품도 가장 활발하게 출시돼 소비자에게 높은 관심을 받은 상품 중 하나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미리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보험사들은 소비자의 생애 주기와 목돈이 필요한 시점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연금상품을 세분화했다.
특히 은퇴 후 소득 공백 기간의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 생활비 충당을 걱정하는 소비자를 위한 상품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른바 가교형이라고 불리는 이런 연금상품은 상반기 보험사들의 판매 트렌드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한 예로 한화생명의 ‘트리플 라이프 연금보험’은 은퇴 후 소득 공백 기간에는 연금액을 높이고, 국민연금 등 소득 재창출 기간에는 연금액을 낮춰 가입자의 인생 주기에 맞춰 노후 설계를 할 수 있다. 가입자는 연금 집중 기간(60~100세)과 연금 조정 비율(20~99%)을 선택할 수 있다. 조기 은퇴 후 연금을 받다가 재취업 등으로 소득이 다시 발생하면 연금 수령을 멈췄다가 나중에 다시 받을 수도 있다.
보험사마다 연금을 더 받는 기간을 얼마로 선택할 수 있는지, 이 기간 동안 몇 배까지 연금 수령액을 늘릴 수 있는지 등 조건은 다르다.
또 ‘중위험·중수익’을 노릴 수 있는 연금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저금리 시대에서 안정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주가가 오를 때는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주가가 떨어질 때는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는 변액상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투자형 상품인 변액보험은 7~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일반 펀드 상품에 비해 비용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생명의 ‘파워 스텝 업 변액 연금보험’은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연금 적립금과 사망보험금이 바뀐다. 삼성생명의 ‘스마트 리더스 변액 연금보험’은 보험료로 투자할 수 있는 펀드가 다양해 가입자의 선택폭이 넓다. 자금 사정에 따라 연금을 받기 전에 여유 자금을 추가 납입해도 되고, 긴급 자금은 중도 인출할 수 있다.
○하반기 보험 가입 전략은
전문가들은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보험상품을 분석해봤을 때 하반기에도 노후 자금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상품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노후 준비를 위한 목돈 마련과 함께 의료비 부담까지 늘어난 상황이라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둘 다 챙길 수 있도록 보험상품 가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대표적인 장기 투자 자산인 저축성보험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지금처럼 절대적인 시중금리가 낮아진 데다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보험이 투자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성보험은 은행 예금이나 우량 채권에 비해 높은 공시이율을 적용받고 있다.
대부분 대형 보험사의 저축성보험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을 때 추가 납입이 가능하고 중도에 목돈이 필요하면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 가정 형편에 맞춰 자산 운용을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명열 한화생명 FA추진팀 투자자문위원은 “노후 자금이나 자녀 대학자금 등 장기 목적의 자금은 예금의 만기를 연장하는 식으로 관리하기보다 처음부터 장기 저축보험으로 운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갈수록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암에 대비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보험사들은 다양한 구조의 암보험을 선보였다. 암 진행 단계에 따라 보험금을 달리 주거나, 가족력이 있는 암만 집중해서 보장받을 수 있는 식이다. 연금상품 역시 은퇴 시점과 생애 주기 등을 고려해 연금 수령 시점과 금액을 달리 할 수 있는 맞춤형 상품이 주를 이뤘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보험시장에서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어 하반기에도 새로운 구조의 연금상품이 잇따라 나올 전망이다. ○관심 커진 암보험…선택폭 확대
암보험은 각 보험사에서 상반기에 가장 많이 팔린 상품 중 하나다. 한때 암보험은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보험금 비율)이 치솟으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암 발병률 등 관련 통계가 쌓이고 암보험을 찾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면서 대형사를 중심으로 암보험이 다시 출시됐다.
여기에는 저성장·저금리 시대 고착화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보험사들이 질병 등을 보장하는 보장성보험 확대를 수익구조 개선의 핵심 목표로 삼은 영향도 있다. 다만 예전에는 암 종류와 상관없이 같은 보험금을 지급했다면 최근에는 비교적 치료가 쉬운 암은 보험금을 대폭 줄이고, 치료비가 많이 드는 암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상품 구조가 바뀌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앞다퉈 암보험을 출시하면서 암보험 시장이 달아올랐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상품들이 개발됐다.
암이 재발하더라도 여러 번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현대해상의 ‘계속 받는 암보험’은 국내 최초로 암의 재진단 횟수에 제한 없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작년 6월 출시 이후 올 5월까지 약 1년 동안 29만명이 가입했다. LIG손해보험의 ‘LIG 110 메디케어 건강보험’ 역시 암 진단비를 최대 다섯 번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흥국생명이 출시한 ‘더 드림 스테이지 암보험’은 독특한 상품 구조로 인기를 끈 경우다. 이 상품은 월 가입자가 1만~2만명에 달해 중소형사로는 꽤 높은 실적을 내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고령자 전용 암보험이 대거 등장한 것도 눈에 띈다. 기존 암보험이 60세 이하 건강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라면 고령자 전용 암보험은 최대 80세까지 가입 연령을 확대하고, 보장기간도 100세까지로 늘렸다. ○수요 몰린 연금상품의 진화
연금상품도 가장 활발하게 출시돼 소비자에게 높은 관심을 받은 상품 중 하나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미리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보험사들은 소비자의 생애 주기와 목돈이 필요한 시점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연금상품을 세분화했다.
특히 은퇴 후 소득 공백 기간의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 생활비 충당을 걱정하는 소비자를 위한 상품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른바 가교형이라고 불리는 이런 연금상품은 상반기 보험사들의 판매 트렌드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한 예로 한화생명의 ‘트리플 라이프 연금보험’은 은퇴 후 소득 공백 기간에는 연금액을 높이고, 국민연금 등 소득 재창출 기간에는 연금액을 낮춰 가입자의 인생 주기에 맞춰 노후 설계를 할 수 있다. 가입자는 연금 집중 기간(60~100세)과 연금 조정 비율(20~99%)을 선택할 수 있다. 조기 은퇴 후 연금을 받다가 재취업 등으로 소득이 다시 발생하면 연금 수령을 멈췄다가 나중에 다시 받을 수도 있다.
보험사마다 연금을 더 받는 기간을 얼마로 선택할 수 있는지, 이 기간 동안 몇 배까지 연금 수령액을 늘릴 수 있는지 등 조건은 다르다.
또 ‘중위험·중수익’을 노릴 수 있는 연금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저금리 시대에서 안정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주가가 오를 때는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주가가 떨어질 때는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는 변액상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투자형 상품인 변액보험은 7~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일반 펀드 상품에 비해 비용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생명의 ‘파워 스텝 업 변액 연금보험’은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연금 적립금과 사망보험금이 바뀐다. 삼성생명의 ‘스마트 리더스 변액 연금보험’은 보험료로 투자할 수 있는 펀드가 다양해 가입자의 선택폭이 넓다. 자금 사정에 따라 연금을 받기 전에 여유 자금을 추가 납입해도 되고, 긴급 자금은 중도 인출할 수 있다.
○하반기 보험 가입 전략은
전문가들은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보험상품을 분석해봤을 때 하반기에도 노후 자금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상품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노후 준비를 위한 목돈 마련과 함께 의료비 부담까지 늘어난 상황이라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둘 다 챙길 수 있도록 보험상품 가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대표적인 장기 투자 자산인 저축성보험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지금처럼 절대적인 시중금리가 낮아진 데다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보험이 투자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성보험은 은행 예금이나 우량 채권에 비해 높은 공시이율을 적용받고 있다.
대부분 대형 보험사의 저축성보험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을 때 추가 납입이 가능하고 중도에 목돈이 필요하면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 가정 형편에 맞춰 자산 운용을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명열 한화생명 FA추진팀 투자자문위원은 “노후 자금이나 자녀 대학자금 등 장기 목적의 자금은 예금의 만기를 연장하는 식으로 관리하기보다 처음부터 장기 저축보험으로 운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