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 큰 변화는 없을듯…유연성은 증대 가능성
NSC상임위, 軍출신→외시 출신 중심축 이동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국정원장 인선을 마무리함에 따라 2기 외교안보라인 구축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인사로 신임 국가안보실장에는 김관진 국방장관이, 국정원장에는 이병기 주일대사가, 국방장관에는 한민구 전 합참의장이 새로 임명되거나 내정됐다.

아직 개각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개편이 남아 있지만 윤병세 외교장관이나 류길재 통일장관의 경우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경우 청와대 개편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까지의 인사로 현 정부 2기 외교안보팀의 주요 인선은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따라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 변화 여부가 우선 주목된다.

특히 그동안 강경 기조의 대북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남재준-김장수-김관진' 등 이른바 '육사 3인방' 가운데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김관진 국방장관을 제외한 2명은 이번 인사에서 교체됐다.

대신 새롭게 합류한 이병기 국정원장 내정자나 한민구 국방부 장관 내정자는 성향 면에서 좀 더 유연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일단 나오고 있다.

이른바 '양복조'인 이병기 내정자는 외교관 생활을 잠깐 하다 여의도로 이동한 케이스로 군 출신인 '제복조' 남재준 전 원장과는 출신이 다르다.

외교관 출신답게 평소 언행이나 처신이 신중하고 정무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있다.

필요할 경우 전략적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육사 출신인 한민구 국방장관 내정자의 경우 군 출신으로는 드물게 '문무겸비형' 인사로 꼽히고 있다.

향후 개각이나 청와대 개편에서 추가 인사가 없으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도 구성면에서 외시 출신이 가장 많아지게 된다.

외시 8회인 이병기 국정원장 내정자 외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 등 4명이 외시 출신으로 전체(7명)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군 출신이 3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NSC 상임위원에 포함돼 숫자가 7명으로 늘게 된 지난 4월 전까지는 군 출신이 NSC 상임위원의 절반(6명 중 3명)을 차지했다.

이처럼 군에서 외교로 인적 구성의 중심축이 바뀌면서 대북 정책을 비롯한 외교 안보 정책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조의 변화가 아니라도 전략적 측면에서의 유연성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다만 변화가 있더라도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더 많다.

육사 3인방 중 김관진 장관이 외교안보분야 사령탑인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우선 이런 분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대북 강경 입장을 보여 온 김 장관의 국가안보실장 임명에 대해 북한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0일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사령탑인 국가안보실장의 역할이 중요한데 김관진 장관의 국방부 장관 때의 활동 모습을 보면 유연성을 발휘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의 외교안보 정책의 경우 대통령의 결심과 판단에 따라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큰 기조 변화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현 정부에서 외교 안보 정책은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남재준 전 원장과 김장수 전 실장의 교체 배경도 외교안보 정책상의 이유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정책 변화 요인이 적은 상태다.

한 정부 소식통은 "전반적으로 외교안보와 관련한 정책 기조의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 "실제 외교안보 이슈가 터졌을 때 대응하는 것을 봐야지 실제로 변화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